전두환, 광주지법 앞 취재진에 “이거 왜 이래” …‘전형적 치매노인’ 맞아?/사진=뉴시스.
전두환 전 대통령(88)이 11일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사자(死者) 명예훼손 사건 재판을 받기 위해 광주지방법원에 출석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피고인 신분이다. 전 전 대통령이 법정에 서게 된 것은 1996년 계엄 확대 및 광주 민주화 운동 무력진압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지 23년 만이다.
전 전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 33분쯤 검은색 에쿠스 승용차를 타고 광주지법 법정동 입구에 도착했다. 그는 이날 오전 8시32분쯤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을 출발했다.
전 전 대통령은 "혐의를 인정하십니까" "발포 명령 부인합니까"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거 왜 이래"라는 짧은 한 마디를 내뱉고 법정에 들어갔다. 취재진이 "한 마디만 해주십쇼"라고 따라붙자 경호원들이 제지를 했다.
전 전 대통령이 법원 건물에 도착하자, 현장에 있던 시민 10여명은 "전두환은 사죄하라" "전두환을 구속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전 전 대통령은 그간 알츠하이머(치매 환자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퇴행성 뇌질환) 등을 이유로 법정 출석을 거부해 왔다. 그러면서 그의 건강 상태에 관심이 쏠렸다.
전 전 대통령은 1931년 생으로 올해 나이가 88세다. 전 전 대통령은 연희동 자택을 떠날 때와 광주지법에 도착했을 때 주변의 도움 없이 겉보기엔 비교적 건강하게 움직였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전 전 대통령 측의 알츠하이머 주장을 "재판을 회피하기 위한 허위"라고 비판하고 있다.
반면, 전 전 대통령 측근들은 "정신이 맑을 때도 있지만 수시로 오락가락하는 전형적인 치매 노인"이라고 했다. 전 전 대통령의 한 측근은 "1시간 정도 대화하면 했던 말을 7~8번 정도 하고 또 하는 증세를 보이는 수준"이라고 했다.
전 전 대통령이 골프장에서 목격 됐다는 보도가 나와 논란이 됐을 때 측근 민정기 전 청와대 비서관은 "골프장에 가셨으면 뭐가 문제가 있느냐"라며 "알츠하이머라는 게 병원에 입원해 있거나 집에 누워 계시는 병은 아니니까, 일상생활과 신체 활동은 얼마든지 정상적으로 하신다. 지금 댁에서도 간단한 실내 운동 같은 것들을 꾸준히 하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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