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색 나선 경찰 소방대원보다 실종자 먼저 찾은 인명구조견 ‘왕건’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3월 10일 23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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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지안 마리노이즈종 수컷 ‘왕건’… 지난해 10월엔 90대 노인 찾아내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2일 오후 4시 반경 경기 포천시 금주산. 수십 명의 경찰과 소방대원이 나흘 전 실종된 양모 씨(78)를 찾기 위해 이 일대를 수색 중이었다. 이 때 산 정상 부근에서 “멍멍”하고 짖는 소리가 들렸다. 수색 중이던 경찰과 소방대원들은 정상 쪽을 향해 뛰어올라갔다. 그리고 양 씨를 발견했다. 양 씨 옆에는 인명구조견 ‘왕건’이 지키고 있었다. 양 씨가 실종된 지 이틀째인 3일부터 수색작업에 투입된 왕건이 양 씨를 찾아낸 것이다. 양 씨는 염소 먹이를 구하러 나섰다가 길을 잃었다. 양 씨는 현재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데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 왕건 핸들러(handler)인 황창선 중앙119구조본부 소방교는 “수색지역이 험하고 범위가 넓어 어려움이 있었는데 왕건이가 잘 찾아냈다”고 말했다.

중앙119구조본부 수도권119특수구조대 소속인 왕건은 벨지안 마리노이즈종 수컷으로 5살이다. 왕건은 2017년 11월부터 인명구조에 투입되고 있다. 2년간 인명구조 교육을 받은 왕건은 운동량이 많고 민첩하다. 왕건은 지난해 10월 충북 충주시에서도 숲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던 93세 노인을 이틀 만에 찾았다. 치매를 앓던 이 여성은 발견 당시 저체온증과 호흡곤란을 겪고 있었다. 왕건이가 찾지 못했다면 위험한 상황에 놓일 수도 있었다. 인명구조견들은 1998년 1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수색작업에 모두 4920차례 투입돼 362명을 찾았는데 이중 생존 상태였던 사람은 167명이다.

서형석기자 skytree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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