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해위협 받아”vs“어머니 폭행”…이재명 친형 상태 놓고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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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3월 7일 21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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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권남용 핵심시기 2012년 재선씨 정신질환 유무 살펴
檢, 문자메시지 공개…李 지사 측 증언으로 정면 대응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7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서 열리는 8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9.3.7/뉴스1 © News1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7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서 열리는 8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9.3.7/뉴스1 © News1
7일 열린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친형(고 이재선씨) 강제진단’ 직권남용 혐의 재판에서는 재선씨가 해당 사건의 핵심시기인 2012년 당시에 어떤 상황이었는지를 놓고 검찰과 변호인 측이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이날 검찰은 재선씨가 경기 성남시청 비서실장으로 근무했던 백모씨로부터 살해위협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변호인 측은 재선씨에 의한 회계사 여직원 폭행 및 탈세 의혹, 강제입원 시도 폭로 등 2012년 당시 정신병을 겪고 있는지를 열거하며 정면으로 맞섰다.

이 지사의 직권남용 혐의에 대한 이날 8차 공판은 수원지법 성남지원 제3호 법정에서 오후 2시 시작해 오후 8시까지 진행됐다.

검찰 측은 2012년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의 관할지역에서 파출소장으로 근무했던 김모씨를 상대로 재선씨가 당시 얼마나 불안한 상태였는지를 입증하는데 주력했다.

김씨에 따르면 2012년 5월 재선씨로부터 “한 성남시청 비서실장이 나에게 살해위협을 가하고 있으니 신변보호를 해달라”는 요청에 재선씨의 회계사무실로 순찰차 2대를 동원해 방문했다.

김씨는 “나를 비롯해 직원 3명 총 4명이 재선씨 사무실에서 3~4시간 동안 있었는데 백씨는 오지 않았다”며 “이상행동을 보인 적은 없지만 백씨가 언제 올 것 같냐는 물음에 ‘곧 온다’라는 말만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은 이날 재선씨가 충분히 정신착란을 일으킬 만한 살해위협을 받았다는 결정적 증거를 제시했다. 검찰이 제시한 증거는 바로 백씨가 재선씨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였다.

‘백OO 성남시청 비서실장’이라는 명의로 발송된 메시지에는 “재선아 나 7급 공무원 좀 그만두게 해주라. 그래야 너 마누라나 너를 좀 편하게 만나지” “붕어대가리야. 전화 좀 받아라” “척추 부셔서 평생 못 일어나게 해줄게” 등이 적혀 있었다.

검찰은 “이 상황에서도 재선씨는 답장을 하지 않았고, 시간상으로 봐도 오전부터 오후 늦게까지 줄곧 보낸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그리고 이 문자메시지는 백씨도 인정한 부분이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변호인 측은 재선씨가 조증약을 먹고 있었다는 부분을 강조하며, 2002년때부터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다고 반박했다.

1998~2008년까지 시민단체 ‘성남시민모임’과 2010~2018년 ‘성남의제21’에서 조직 일원으로 활동했던 김모씨는 1999년부터 줄곧 재선씨를 목격해온 증인이다.

그는 “이미 일전에도 본인이 예수, 부처, 군자보다도 위대하다는 등 이상한 말들을 늘어놓기 일쑤였다”며 “특히 2012년에는 자신의 부인을 회계사 직원으로 등록시켜 탈세를 계획했고, 회계사 여직원을 폭행하기도 했다” 말했다. 또 “자신의 어머니를 폭행하고 시의회를 침입하는 등 정신질환을 겪지 않는 사람으로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2010~2018년 성남시청 고문변호사를 역임했던 이모씨도 2012년 당시 재선씨와 관련해 많은 정보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2012년에 재선씨는 어머니를 폭행하는 등 존속폭행 혐의로 현행범으로 붙잡혔고, 같은 해 성남지원으로부터 어머니 주거지 100미터 접근금지 조치를 받았다.

이때 이씨는 주거지뿐만 아니라 자주 다니는 교회, 노인정 등 신체에 대한 접근금지 명령을 신청하기 위해 재선씨 어머니로부터 위임받아 가족폭력 처리 특례법에 따른 임시조치 신청서를 작성한 바 있다.

그는 “가족들 뜻에 따라 임시조치 신청서를 작성했고, 그 과정에서 재선씨에 대한 이상행동 등을 가족들로부터 자료로 건네받아 문건을 완성했다”고 말했다. 이어 “어머니가 이 지사의 동생 집으로 몸을 피신해 두려움에 떨 정도로 재선씨에 대한 행동을 짐작할 수 있었다”며 “당시 성남시청 고문변호인이었기 때문에 성남시청 직원들 역시 재선씨에 대한 갖가지 고충을 토로했고, 충분히 정신질환을 겪고 있는 인물로 보였다”고 덧붙였다.

이날 재판은 검찰 측 1명, 변호인 측 4명 총 5명의 증인들이 출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 지사의 9차 공판은 오는 11일 오전 10시다.

(성남=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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