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밭야구장 증개축-이전 검토에… 중구 등 “우리 지역이 최적” 주장
후보지 선정-평가기준에 불만… 어디를 선정해도 부작용 예상
대전의 새 야구장 ‘베이스볼 드림파크’ 조성을 둘러싸고 대전지역 각 구청과 지역 정치권이 치열한 유치경쟁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현 대전 한밭야구장. 동아일보DB
허태정 대전시장의 공약인 새 야구장 ‘베이스볼 드림파크’ 건설을 앞두고 대전지역 자치구 간 경쟁이 지역 정치권으로 확산되고 있다. 향후 선정 결과에 따라 후폭풍이 예견되는 대목이다.
○ 제각각 “우리 지역이 최적(最適)”
대전시는 현재 중구 한밭야구장이 좁고 노후화돼 증개축하거나 제3의 장소로 옮기기로 하고, 지난해부터 조성 용역에 착수했다. 현재 위치 선정을 위한 기준을 마련하고 이달 말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시의 이런 계획에 △동구는 대전역 경부선 선상(線上)야구장 △중구는 현 한밭종합운동장 증개축 △유성구는 구암역 인근과 서남부종합스포츠타운 △대덕구는 신대동 등을 최적지라고 주장하고 있다.
각 구청은 거리마다 현수막을 내걸고 여론조성에 나서는 한편 각종 설명회와 언론과의 인터뷰 등을 통해 치열한 유치전을 벌여 왔다. 최근에는 구청이 아닌 각 기초의회 등 지역 정치권에서도 나서자 시에서 과도한 유치전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할 정도.
박종래 더불어민주당 대덕구지역위원장은 지난달 말 허 시장을 만나, 대덕구의 인구 유출 심각성을 이야기하며 신대동 유치를 촉구했다. 경부고속도로 회덕 IC 및 BRT 노선과 접근성이 용이하고, 토지 매입비가 저렴하며 민원 발생 가능성이 적다는 것.
유성구의회도 최근 결의문을 내고 “현재의 중구 한밭야구장은 주차장과 부대·편의시설이 적고 관람객을 수용하기엔 역부족, 리모델링해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호남고속도로 유성IC와 인접해 최상의 교통 접근성과 부지 확보가 용이한 구암역 일원이 최적”이라고 주장했다. ○ 어디를 결정해도 후폭풍 예고
지난달 대전시가 밝힌 입지환경, 접근성 등 후보지 선정 및 평가기준에 대해 각 구청과 지역 정치권에서 불만이 나오고 있다. 어디를 선정해도 부작용이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용원 동구청장 비서실장은 대전시의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대전시가 제시한 선정기준이 공정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대전역 경부선 위 선상 야구장을 주장해 온 동구는 시가 선정기준을 제시할 때 경제적 파급효과를 제외하고 시민과 전문가의 의견을 무시했다는 것이다. 또 다른 구청 관계자는 “시가 발표한 평가 방식을 보면 객관성이 많이 부족하다는 인상을 받을 수밖에 없다. 또 ‘하계 아시아경기와 연계한다’는 언급은 특정 지역(유성구) 밀어주기로밖에 볼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육동일 자유한국당 대전시당위원장도 “현 분위기를 보면 유치전에 나선 자치구가 최종 결과를 승복하겠는가. 특히 이미 야구장이 있는 중구에서 가만히 있겠느냐”며 “갈등이 뻔히 예상되는 일을 준비나 대책 없이 추진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베이스볼 드림파크는 부지 매입비 등을 제외한 공사비 등 1360억 원(국비 300억, 시비 660억, 한화 400억 원)을 들여 2024년 12월 2만2000석 규모로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대전시는 현재 진행 중인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후보지를 최종 선정하고, 7월까지 야구장의 형태와 규모 등에 대한 기본구상과 경제적 타당성에 대한 검토를 마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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