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역 폭행사건 피의자 5명 조사 마쳐…女 측 “개인문제 아냐, 이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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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2월 5일 17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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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채널A 뉴스 캡처
사진=채널A 뉴스 캡처

지난달 13일 서울 지하철 4호선 이수역 인근 주점에서 남녀 손님 사이에 벌어진 이른바 ‘이수역 폭행‘ 사건의 피의자 5명(여2·남3)이 1차 조사를 마쳤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동작경찰서 관계자는 5일 “이번 주 머리를 다친 여성을 마지막으로 5명에 대한 1차 조사를 모두 마쳤다”고 밝혔다.

경찰은 폭행 사건이 발생하기 전 주점 내부에서 여성 피의자 일행과 시비가 붙은 것으로 알려진 남녀 커플을 비롯해 해당 주점의 업주, 남성 피의자 일행과 함께 왔다 먼저 귀가한 남성 등에 대해서는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마쳤다.

경찰은 사건 당시 당사자들이 촬영한 휴대폰 영상 등을 제출 받아 조사 중이며, 필요에 따라 피의자를 추가로 불러 더 조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여성 측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오늘로 2명 모두 경찰조사를 마쳤다. 그동안 경황이 없어 소식을 전해 드리지 못했다”며 입장을 전했다.

이들은 “입원한 기간 동안 뇌진탕으로 인해 내내 구토에 시달렸고 미음조차 제대로 먹지 못했다”며 “절대 안정이 필요한 상황에서 지속적인 2차 가해까지 더해져 정신적 고통은 말로 다 하지 못할 정도였다”고 밝혔다.

이어 “같은 기간, 법률적 도움을 구하는 과정에서부터 난항을 겪었다. 열악한 상황임에도 공개 모금을 진행할 수 없었고, 해당 내용을 허심탄회하게 공유해드리지 못해 답답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지금까지 저희가 버틸 수 있었던 건 변함없이 저희를 믿어주고 지지해주시는 분들의 덕분이었다”며 “지금도 끊임없이 보내주시는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로 많은 힘을 얻는다”고 말했다.

이들은 “공론화를 시작했을 때, 장기전이 될 것이라는 두려움도 있었다. 하지만 저희의 생각은 항상 같았다.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가 여기서 물러서면 안 된다’, ‘선례가 아닌 끝을 만들어야 한다’”라며 “조사는 끝났지만 우리는 이제 시작이다”라고 전했다.

한편 이수역 폭행 사건의 발단은 지난달 13일 오전 4시께 이수역 인근 한 주점에서 A 씨 등 여성 일행 2명과 B 씨 등 남성 일행 3명이 서로 다툼을 벌인 것에서 시작됐다.

다음날 여성 측은 인터넷에 남성 일행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는 글과 함께 피가 묻은 붕대를 감고 있는 사진을 게재했다. 같은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화장을 하지 않고 머리가 짧단 이유만으로 여성 2명이 폭행을 당했다”는 청원글이 올라오면서 이 사건은 공론화되기 시작했다.

해당 청원은 여성 혐오로 인한 폭행 사건으로 인식되면서 공분을 일으켰고, 하루만에 참여자 20만 명을 돌파했다.

그러나 이후 여성 측이 주점에서 남성 일행에게 욕설과 성적으로 모욕하는 발언을 하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누리꾼들 사이에서 사건 발생의 원인을 두고 의견이 엇갈렸고, 남성과 여성 간 성 대결 양상으로 번지기도 했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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