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역 폭행사건 女 당사자 “저희를 비판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 동아닷컴
  • 입력 2018년 11월 16일 16시 44분


‘이수역 폭행사건 피해자 공식계정’ 인스타그램
‘이수역 폭행사건 피해자 공식계정’ 인스타그램
이수역 폭행사건 당사자인 여성 일행이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16일 \'이수역 폭행사건 피해자 공식계정\' 인스타그램을 통해 "저희를 비판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모든 분들의 말씀을 겸허하고 감사하게 듣겠습니다"며 "앞으로 개인적인 입장표명은 자제하고 공식계정을 통하여 관련 뉴스를 전달해 드릴 예정입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경찰은 14일 A 씨(21) 등 남성 3명, B 씨(23) 등 여성 2명을 포함한 총 5명을 폭행 혐의로 입건했다. 이후 이 사건은 온라인에 퍼지며 남녀 성대결로 번졌다.

먼저 1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오면서 논란이 커졌다. 청원자는 "여성 피해자는 화장을 하지 않았고, 머리가 짧았다. 가해자는 그런 피해자를 보고, ‘메갈X’이라며 욕설과 비하 발언을 했고 때리는 시늉마저 서슴지 않았다"며 "두려워진 피해자는 동영상을 찍었고 가해자는 그런 피해자의 목을 조르며 협박했다"라고 했다.

이어 "폭행 당한 피해자는 두개골이 보일 정도로 머리가 찢어졌고, 피해자 중 한 명은 쓰러졌다. 피가 신발, 양말, 옷 등에 다 묻었다. 경찰은 신고 후 30분 뒤에 도착했고, 진술을 하는 와중에도 가해자는 당당한 태도를 보였고 피해자를 상대로 위협과 협박을 했다. 자신 또한 피해자라며 우겼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남녀 커플 중 여성이라고 주장하는 한 누리꾼이 15일 오전 온라인 커뮤니티에 "여자 2명이 먼저 ‘한남커플’이라며 시비를 걸었다"며 "여성 일행이 \'너 같은 흉자 때문에 여성인권 후퇴한다. 한남 만나서 뭐하노\'라는 조롱을 이어갔고, 이때 남성 일행이 여성 일행에게 \'왜 가만히 계시는 분들한테 그러냐\'며 거들었다"라고 말해 여론이 반전됐다. 또 여성 일행이 남성 일행을 향해 남성 비하 발언을 하는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남녀 갈등이 식지 않고 있는 가운데 서울 동작경찰서는 이날 오전 이수역 폭행 사건 브리핑을 통해 "당시 여성 일행 2명이 큰 소리로 소란을 피우자 남녀커플이 쳐다봤다. 이에 여성들이 뭘 쳐다보냐고 하면서 1차 말다툼을 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업주가 여성 측에 자제할 것 요청했고, 이 커플이 나간 후 담배를 피우고 돌아오는 남자 2명에게 \'너희들 아직도 안 갔냐\'면서 말다툼이 시작됐다"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시비 중 여성 1명이 남성들이 있던 테이블로 다가가서 남성 1명이 가방을 들고 있던 손을 쳤다"며 "이에 남자 1명이 여성 1명의 모자 챙을 손으로 쳐서 벗겨지게 됐고, 다시 여성 1명이 다른 남성 모자를 쳐서 서로 흥분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손을 친 게 폭행이 되느냐는 좀 다른 문제다. 행위가 소극적 방어인지 적극적 공격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양쪽 당사자의 진술을 들어보고 각자가 촬영한 동영상을 확보해서 폐쇄회로(CC)TV와 비교분석하면 명확하게 특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경찰은 여성 1명이 입은 머리 부상에 대해선 "서로 밀치고 당기다가 남성들이 나가려고 하자 여성 측이 이를 제지하고 남자들을 따라나가는 장면이 CCTV상 확인된다"면서, "지상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 발생했는데, 그곳을 비추는 CCTV는 없다"라고 말했다.

남성 일행이 여성 일행에게 외모 비하 발언을 했는지 여부에 대해선 "주점 업주 진술 내용에는 없었다"며 "최초 지구대에서 현장 초동조치를 가게 되면 자필진술서를 쓰는데, 진술서 내용에도 그런 건 서로 전혀 없다"라고 말했다. 주점 CCTV에는 음성이 없어 말다툼 과정은 확인할 수 없다.

한편 조만간 경찰은 양측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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