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궁·일본도로 닭 잡기 강요…공포의 워크숍”, 양진호 회장 두 번째 영상 공개

  • 동아닷컴
  • 입력 2018년 10월 31일 08시 20분


코멘트
사진=뉴스타파 캡처
사진=뉴스타파 캡처
국내 웹하드 업체 ‘위디스크’와 ‘파일노리’의 실소유주인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폭행 의혹 영상이 공분을 산 가운데, 양 회장이 직원 워크숍 자리에서 일본도와 석궁으로 살아있는 닭을 죽이도록 강요했다는 증언과 영상이 추가로 공개됐다.

31일 탐사보도 전문매체인 ‘뉴스타파’는 ‘진실탐사그룹 셜록’과 함께 양 회장이 위디스크 직원 워크숍 자리에서 일본도와 석궁으로 살아있는 닭을 죽이도록 강요한 사실이 당시 현장을 촬영한 영상을 통해 추가로 확인됐다며 해당 영상과 사진, 관련자들의 증언을 공개했다. 직원들은 양 회장과 함께 하는 워크숍을 ‘공포의 워크숍’이라고 불렀다.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측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영상은 2016년 가을 강원도 홍천에 위치한 위디스크 연수원에서 촬영됐다. 양 회장의 직원 무차별 폭행 사건 1년 뒤다. 양 회장은 당시 직원들에게 워크숍 저녁 메뉴로 백숙을 권하며 석궁으로 닭을 잡도록 지시했다고 한다.

양 회장의 지시에 따라 직원들은 돌아가며 닭을 향해 석궁을 쐈으며, 한 직원이 활시위를 제대로 당기지 못하는 등 머뭇거리자 양 회장은 “지랄한다”, “장난하냐”는 식의 폭언을 시작했다고. 직원들이 결국 닭을 잡지 못하자, 양 회장이 직접 석궁으로 화살을 쏴 닭에 명중시켰다.

양 회장은 또 남자 직원 두 명을 지목한 뒤 각각 일본도와 닭을 들도록 지시했다. 양 회장이 이를 지켜보는 가운데 닭을 든 직원이 닭을 날리자 다른 직원이 일본도를 휘둘러 닭을 내리쳤고, 직원 여러 명이 이 과정을 촬영했다고 해당 매체는 전했다.

이는 석궁으로 닭을 잡지 못했기 때문에 받은 일종의 ‘벌칙’이었다고. 워크숍에 참석한 한 직원은 이 날의 충격으로 한동안 트라우마에 시달려야 했다고 전했다.

한 전직 위디스크 관계자는 “어떤 직원은 워크숍에서 상추를 빨리 씻지 못했다는 이유로 해고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한 뉴스타파는 양 회장이 직원들에게 염색을 강요하고, 술자리에서 화장실을 가지 못하게 했음을 보여주는 사진 자료와 관련자 증언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화장실 금지’ 문화도 있다고 했다. 술을 먹는 도중 화장실에 가고 싶으면 5만 원, 또는 10만 원 씩을 내고 가야 했다는 것. 위디스크 관계자들은 양 회장이 토할 때까지 술을 강제로 먹이고 토할 때도 화장실이 아닌 술자리에서 토하게 했으며, 양 회장은 그런 모습을 즐겼다고 주장했다.

이 외에도 양 회장이 사무실을 돌아다니며 직원들에게 개조한 총으로 비비탄을 쐈다는 증언도 나왔다고 뉴스타파는 전했다.

양 회장은 사내에서 그야말로 ‘황제’로 군림했다고. 위디스크 전 직원은 “양 회장 본인은 항상 직원들을 ‘가족’이라고 불렀다. 그런데 가족에게 그런 엽기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이 있는가?”라며 “직원들 모두 누군가의 아빠고 남편이고 아들이고 딸인데, 그런 수모와 모욕을 당하면서도 먹고 살아야 하니까 어쩔 수 없이 참고 다니는 분위기였다. 위디스크라는 회사는 회사가 아니라 양진호라는 사람이 건설한 왕국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한편 뉴스타파는 전날 양 회장이 지난 2015년 4월 경기 성남시 분당구 위디스크 사무실에서 전 직원을 폭행하는 모습이라며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양 회장이 사무실 안에서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에게 욕설하며 뺨을 세게 때리는 등 폭행을 가하는 모습이 담겼다. 무릎을 꿇리고 사과를 강요하는 장면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위디스크 관계자는 뉴스타파를 통해 “양 회장이 해당 폭행 영상을 찍도록 지시하고 기념품으로 소장했다”고 증언했다.

경찰은 이번 폭행 의혹 사건이 공분을 일으키고 있는 만큼 곧바로 수사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이미 양 회장이 실소유주로 알려진 위디스크가 음란물 유통을 방치한 혐의를 잡고 압수수색을 하는 등 수사해 온 만큼, 이번 폭행 의혹 사건을 병행 수사할 방침이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