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부자가 배우는 경제]현금 없어도 결제 뚝딱… 간편한 ‘스마트페이’ 문제점은 없을까?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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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젊은층은 신용카드나 현금 대신 알리페이 등의 스마트페이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QR코드로 결제하는 시스템으로 중국인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9억 명 이상이 알리페이를 결제 수단으로 쓰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중국의 젊은층은 신용카드나 현금 대신 알리페이 등의 스마트페이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QR코드로 결제하는 시스템으로 중국인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9억 명 이상이 알리페이를 결제 수단으로 쓰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과거에는 해외여행에서 한국인을 알아보는 방법이 바로 ‘셀카봉’이었다고 합니다. 셀카봉을 들고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으면 어김없이 한국 사람이었습니다. 요즘에는 여름에는 ‘손 선풍기’, 겨울에는 ‘핫팩’을 들고 있으면 한국 사람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해외에서 중국인인 것을 바로 알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바로 ‘알리페이’입니다.

○ 중국에서는 주로 알리페이로 소비활동

아마존이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회사라면 중국에서는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타오바오가 최대입니다. ‘알리페이’는 알리바바의 모바일 금융결제 서비스입니다. 많은 중국인은 물건을 구입할 때 알리페이를 이용합니다. 특히 중국 젊은이들은 현금을 가지고 다니는 일이 드물다고 합니다. 알리페이 등 스마트페이(스마트폰을 통한 결제 서비스)로 모든 소비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금을 스마트페이로 대체한 사회가 중국입니다. 중국에서는 마트나 음식점뿐만 아니라 길거리 음식을 파는 곳에서도 알리페이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심지어 거지도 알리페이로 구걸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중국인뿐만 아니라 알리페이를 사용하는 전 세계 이용자는 9억 명이 넘습니다. 2004년 서비스를 시작한 뒤 이젠 세계 최대 모바일결제 서비스 업체로 올라섰습니다.

중국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결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한 이유는 신용카드 보급 속도보다 스마트폰 보급 속도가 더 빨랐기 때문입니다. 은행 지점이나 현금자동입출금기의 수가 인구에 비해 턱없이 부족했던 것도 이유 중 하나입니다.

알리페이는 QR코드 결제 시스템입니다. 앱스토어에서 알리앱을 깔고 중국 내 은행에서 카드를 발급받아 번호를 등록하고 돈을 충전해 사용합니다. 최근 알리페이에 따르면 올해 중국 국경절 연휴 기간(10월 1∼7일) 전 세계 주요 상권 중 가장 많은 결제가 이뤄진 곳은 서울 중구 명동이라고 합니다. 알리페이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더 편리하게 알리페이를 쓸 수 있도록 맛집, 관광지, 대중교통 등으로 결제 기반시설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내년 1월부터 서울 택시 약 7만 대에 QR코드 간편 결제 시스템이 도입돼 알리페이로 서울 택시 요금 결제가 가능해집니다.

우리나라는 물건을 구입할 때 현금이나 신용카드를 주로 이용합니다. 보통 온라인 쇼핑몰에서 물건을 구입할 때 결제 과정이 귀찮을 정도로 복잡합니다. 보안프로그램 설치, 공인인증서 확인 절차 등을 거쳐야 했습니다. 하지만 이젠 몇 번의 클릭만으로 빠르고 쉽게 물건을 구입하는 간편 결제가 가능해졌습니다. 스마트폰에서 앱을 내려받아 신용카드번호 등 정보를 입력해 신용카드 없이 스마트폰만 있으면 물건 구입이 가능해진 것입니다.

세계 모바일 간편 결제 시장의 규모는 매년 늘어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5년 네이버와 삼성이 스마트페이 결제를 시작했습니다. 네이버에서 쇼핑몰 회원 가입, 배송지 입력 등의 절차 없이 아이디만 있으면 상품 검색 및 결제, 환불까지 한 번에 할 수 있습니다.

○ 스마트페이 시대에 합리적 소비 중요

1차 산업혁명(증기기관차), 2차 산업혁명(전기), 3차 산업혁명(인터넷)을 지나 이제 4차 산업혁명(인공지능, 모바일)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은 지금까지 없었던 전혀 다른 세상으로 우리를 이끌고 있으며 금융생활은 모바일을 이용한 핀테크 기술이 이끌고 있습니다.

핀테크란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스마트폰을 통한 송금, 결제, 대출 등의 금융 서비스입니다. 복잡한 과정을 생략하고 몇 번의 클릭만으로 결제가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스마트페이’는 인증 절차를 마친 스마트폰을 통해 간편하고 쉽게 결제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외출할 때 지갑과 휴대전화를 꼭 챙겼다면 이제는 지갑이나 현금이 없더라도 스마트페이 앱이 깔린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원하는 경제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핀테크 기술의 하나인 스마트페이의 가장 큰 장점은 사용이 쉽고 편리하다는 것입니다.

물물교환을 하던 인류는 좀 더 편리한 경제생활을 위한 도구로 물품화폐, 금속화폐, 주조화폐 등을 사용하던 시대를 지나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돈의 형태까지 왔습니다. 그런데 이제 정보기술(IT)의 발달로 돈(동전, 지폐)은 더 이상 우리에게 편리한 도구가 아닙니다.

하지만 여전히 보안의 취약성은 존재합니다. 모바일 시스템이 해킹된다면 자신의 정보가 조작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어떤 물건을 선호하고 주로 어디에서 물건을 구입하는지 등 개개인의 일거수일투족이 그대로 드러날 수 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한 빅데이터를 선점하려는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빅브러더’ 시대가 올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빅브러더는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년’에 나오는 용어로 사회 구성원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권력이라는 의미로 자주 사용됩니다. 스마트페이를 이용하는 개인들의 연령대, 선호 제품, 구매 장소 등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개인정보가 악용될 여지가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 변화하는 소비생활 속에서 청소년들은 돈의 가치나 자신만의 돈에 대한 기준이 정립되기도 전에 체크카드나 스마트페이 사용으로 돈에 무감각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현금보다는 신용카드 사용은 찰나의 소비를 하도록 해 합리적인 소비보다는 순간의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페이의 편리함을 경험한 소비자들이 간편 결제를 통해 쉽고 빠른 소비생활에 들어서기 전에 돈에 대한 바른 태도와 합리적 소비생활을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자신만의 금융마인드를 가지고 편리한 세상에 똑똑하게 금융생활을 하는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김영옥 청소년금융교육협의회 강사
#간편한 스마트페이#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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