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공원 퓨마는 안녕할까…“새 보금자리 국제기준보다 더 넓게”

  • 뉴스1
  • 입력 2018년 9월 21일 10시 45분


서식환경 야생과 비슷하게…고기 안주는 ‘무육일’도
24시간 CCTV로 관리…“사람도, 동물도 안전하게”

서울대공원에서 살고 있는 퓨마 모습.(서울대공원 제공) © News1
서울대공원에서 살고 있는 퓨마 모습.(서울대공원 제공) © News1
최근 대전동물원의 퓨마가 탈출했다가 사살되면서 논란을 부르고 있다. 덩달아 국내의 다른 동물원에 수용된 퓨마들이 어떤 환경에서 살고 있고 어떻게 관리되는지 관심이 쏠린다. 야생동물이 생활하기 좋은 환경을 갖춰 국내 ‘서식 외 보전기관’ 1호로 지정된 과천 서울대공원의 퓨마는 어떻게 살고 있는지 살펴봤다.

21일 서울대공원에 따르면 이곳에는 퓨마 암컷 1마리, 수컷 2마리가 살고 있다. 암컷은 2009년생, 수컷 2마리는 모두 2004년생이다. 최근 몇년간 진료를 한번도 받지 않았을 정도로 건강하다고 한다.

이들은 국제규격에 맞춘 맹수사에 살다가 현재는 리모델링 때문에 임시거처에서 지내고 있다. 임시거처는 규격에 다소 못미치는 수준이지만 내년부터 리모델링 설계에 들어가 새 우리를 꾸밀 예정이다.

국제규격은 세계 여러 단체별로 다른데, 호주 뉴사우스웨일즈의 경우 퓨마는 2마리 기준 200㎡ 이상으로 규정한다. 1마리가 추가되면 20㎡씩 늘어난다. 현재 서울대공원 퓨마가 살고 있는 곳은 약 100㎡다.

아직 새 퓨마사의 정확한 면적은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현재 거처 뿐만 아니라 기존 거처보다도 훨씬 넓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먼저 우리 리모델링이 끝난 치타는 현재 2마리가 1258㎡(약 380평) 공간에서 살고 있다. 치타는 뉴사우스웨일즈 기준이 2마리 400㎡ 이상으로, 현재 3배 이상 넓은 곳에서 지내는 셈이다.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치타와 호랑이, 표범 등은 리모델링이 끝나 국제규격을 훨씬 웃도는 맹수사에 살고 있다”며 “퓨마도 더 나은 환경에서 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퓨마가 사는 곳은 나무를 심고 바위를 놓아 실제 서식환경과 비슷하게 꾸며져있다. 평소 생닭이나 생소고기를 주로 먹이로 준다. 다만 야생에서 매일 사냥에 성공해 고기를 먹을 수는 없는 것과 비슷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고기를 주지 않는 날인 ‘무육일’을 정해 운영한다. 동물영양팀의 관리 하에 과일 등 특식이 제공되기도 한다. 비타민이 풍부한 소 간과 가지고 놀면서 먹을 수도 있는 소 다리뼈도 준다.

서식지보다 좁은 공간에서 생활하면서 받는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타이어와 같은 장난감을 넣어주기도 한다. 또 평소 맡지 못했던 향이나 체취, 먹이를 제공해 새로운 자극을 준다. 깎은 양털이나 호박 등을 넣어주는 식이다.

리모델링을 마친 서울대공원의 호랑이 우리 모습.(서울대공원 제공) © News1
리모델링을 마친 서울대공원의 호랑이 우리 모습.(서울대공원 제공) © News1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과거에는 전시의 목적이 강했다면 현재는 인간이 서식지를 많이 파괴해 살기 힘든 동물들에게 좋은 보금자리를 제공한다는 개념으로 바뀌고 있다”며 “각 동물에 적합한 맞춤형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표범 우리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멸종위기종인 아무르표범을 관리하는 단체에서 거주환경을 높이 평가해 순수혈통인 개체를 보내주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사람도, 퓨마도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매뉴얼에 따라 우리개폐 등 관리를 철저하게 한다. 각 문의 잠금장치마다 한번 더 확인하도록 상기하는 문구를 붙여놨다는 설명이다. 또 CCTV로 거주지 내외부를 24시간 모니터링하고 수시로 순찰도 돈다.

1년에 한번은 전 직원이 동물탈출 상황을 가정해 모의훈련을 벌인다. 사육사가 탈출한 동물 역할을 맡고 다른 직원들이 역할에 따라 도주경로를 확인하고 차단하는 방식이다.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이번 다른 동물원의 사례도 있었고, 과거 이곳에서도 말레이곰이 탈출한 사례가 있었다”며 “이런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관리체계를 개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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