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교육감 후보들 ‘학력 공방’ 점입가경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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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지역 고교생 학력수준 놓고 보수-진보 완전히 상반된 주장
입시 전문가 “한마디로 평가 곤란”

“세종시 고교생들의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성적은 전국 최하위 수준이다.”(최태호 후보)

“세종시 고교생들의 학력 상승은 전국적으로 전례 없이 두드러진다.”(최교진 후보)

세종시교육감 후보들이 지역 고교생의 학력 수준을 놓고 연일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보수와 진보 진영의 두 후보가 완전히 상반된 주장을 내놓으면서 막바지 선거운동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 논란은 도전자인 보수 성향의 최태호 후보가 먼저 불을 붙였다. 그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매년 수능 성적을 분석하고 공식적으로 발표하는데 세종시 수능 성적은 2014, 2015, 2017학년도는 전국 꼴찌, 2016학년도에 간신히 15위에 머무르고 있다”며 “세종시의 인적 자원 및 교육 환경이 전국 최고 수준인데, 왜 계속 수능 성적은 꼴찌를 해야 하느냐”고 말했다.

최태호 후보는 “학부모님들의 공통된 의견은 학교에서 공부를 지나치게 안 시킨다는 것”이라며 “학교장 책임경영제를 바탕으로 교육과정을 내실화하고 차별화한 자유학기제, 희망 학생 대상 수준별 야간학습 등을 통해 최우선적으로 학력을 신장시키겠다”고 약속했다.

현 교육감인 진보 성향의 최교진 후보는 최태호 후보의 공격을 “가짜뉴스”라고 표현했다. 그는 “현재 대학입시에서 수시 진학 비율이 통상 75%(세종시는 83%)인 상황에서 고교 학력을 수능 성적만으로 평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2016∼2018년 세종시 고교생 수는 1.6배 증가한 데 비해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명문대 합격은 2.5배, 수도권 주요 9개 대학 합격은 3.1배, 전국 주요 9개 국립대 합격은 2.5배 늘었다”고 반박했다. ‘성적’이라는 민감한 이슈인 만큼 최교진 후보 측은 일반적으로 교육당국이 거론하지 않는 특정 대학 입시 결과를 제시했다.

최교진 후보 측은 “2013년 국제고와 도담고, 2014년 아름고가 설립돼 2015년에서야 인문계 5개교 설립으로 비로소 세종시 일반계 고교의 틀이 갖춰졌다”며 “지금까지의 성적 향상 추이를 볼 때 올해는 엄청나게 좋은 입시 결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또 “캠퍼스형 공동교육과정 확대 운영과 교과 중점학교 확대, 온라인 공동교육과정 운영 등 그동안의 시책이 이런 학력 신장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과연 누구의 말이 맞을까? 입시 전문가들은 수능 성적과 학력 간 관계는 한마디로 평가를 내리기 어렵지만 과거와 상황이 달라진 건 틀림없다는 입장이다. 대전 지역 고교의 한 진학지도 관계자는 “수능 성적과 학력의 상관관계는 분명히 없다고 할 순 없다. 하지만 수시전형 비율이 크게 높아지면서 과거에 비해 현격하게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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