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군 ‘기축생 소띠’ 500여 명 한자리에 모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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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군민체육관서 칠순 잔치

베이비붐 세대를 상징하는 ‘58년 개띠’는 인구 비중이 높고 결속력이 남다른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경남 합천엔 개띠 부럽지 않은 소띠가 있다. 1949년 기축(己丑)생과 띠동갑인 1961년 신축(辛丑)생들이다. 1949년은 대한민국정부 수립 이듬해이며 6·25전쟁이 일어나기 한 해 전이다. 4·19혁명 1년 뒤인 1961년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군사쿠데타를 일으킨 격동의 해다.

합천군 내 소띠 500여 명이 한자리에 모인다. 기축생의 칠순 잔치다. 행사는 11일 오전 11시 합천읍 합천군민체육관에서 열린다. 기축생 회원은 남자 210명, 여자 200명. 이들은 1970년대 중반 모임을 만들었다. 이후 정기적으로 만나고 있다. 단합도 잘되는 편이다.

이번 칠순 잔치에 남자 회원은 부부 동반으로, 여자 회원은 본인만 참석한다. 500여 명이 참석 의사를 밝혔다. 칠순 잔칫상은 띠동갑인 1961년생이 차리기로 했다. 용주면 소띠들이 주도했다. 나머지 잔치 음식은 기축생 회비로 준비한다. 면 단위, 가족 단위로 기념사진도 찍는다.

이번 잔치에는 또 다른 의미가 담겨 있다. 기축생인 하창환 합천군수의 ‘환송연’을 겸하기로 한 것. 하 군수는 군청 공무원을 거쳐 2010년부터 군수 직을 맡아 오면서 군민의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

그러나 그는 지방선거 3선 출마를 포기했다. 올해 초 “이제 후배들이 일하도록 비켜주고 아내와 가족에게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출마 권유에 대해 “내려놓고 나니 더 많은 것이 보이고 여유가 생겨 그렇게 좋을 수 없다”고 답한다.

하 군수는 “훌륭한 후배들로부터 칠순 상차림까지 받게 돼 퇴임을 앞두고 감회가 새롭다”며 “든든한 후원자였던 소띠 친구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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