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갑 경고그림 크기 더 키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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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포장면적 50%… EU 65% 넘어→ 복지부, 올해 하반기 확대 추진

국민의 4분의 3 이상은 담뱃갑 흡연 경고그림이 더 커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올해 하반기 경고그림 크기를 확대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4일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발간한 ‘금연이슈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2∼5월 전국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성인 75.4%, 청소년은 82.9%가 담뱃갑 흡연 경고그림의 크기가 현재보다 더 커져야 한다고 답했다.

2016년 12월 도입한 국내 담뱃갑 경고그림의 크기는 경고 문구를 포함해 담뱃갑 포장지 면적의 50%다. 성인 27.6%와 청소년 29.2%는 그 크기를 80%로 늘려야 한다고 했다. 담뱃갑 단면 전체를 경고그림으로 채워야 한다는 응답은 성인 17%, 청소년 17.3%에 달했다.

‘경고그림 50%’는 세계보건기구(WHO)가 담배규제기본협약(FTCT) 가입국을 대상으로 정한 경고그림 최소 면적이다. 선진국들은 자국 흡연율을 떨어뜨리기 위해 경고그림 크기를 확대하고 있다. 이탈리아나 오스트리아 등 대다수 유럽연합(EU) 회원국은 담뱃갑의 65% 이상이다. 호주와 인도, 태국은 80%가 넘는다. 선필호 건강증진개발원 금연기획팀장은 “(경고그림의) 면적이 커질수록 금연 효과가 커진다는 사실이 많은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이런 추세를 반영해 국내에서도 경고그림 크기를 키울 가능성이 높다. 보건복지부는 흡연 경고그림을 제작하고 선정하는 ‘2기 경고그림 제정위원회’를 구성해 4일 첫 회의를 열었다. 복지부 관계자는 “경고그림 효과 유지를 위해 2년 주기로 그림을 교체한다”며 “경고그림을 더 크게 하는 방안을 계속 논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아이코스 등 궐련형 전자담배에 일반담배와 유사한 흡연 경고그림을 부착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이성규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겸임교수는 “‘플레인 패키징(Plain Packaging)’, 즉 담뱃갑을 아무런 브랜드 노출 없이 무(無)광고로 포장하는 방안을 여러 나라에서 추진하고 있다”며 “담배 브랜드 노출이나 담배 광고를 줄이는 것도 흡연율을 낮추는 데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담뱃값#포장면적#복지부#경고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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