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준희 양 실종사건, 작년 ‘원영이 사건’과 유사…이번에도 친부·계모 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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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2월 29일 15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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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숨진 채 발견된 고준희 양(5) 사건은 지난해 3월 있었던 ‘원영이 사건’과 유사한 점이 많다. 앞서 고준희 양에 대한 대대적 수사가 이뤄질 당시 아동 실종 전문가들은 원영이 사건과 비교하며 가족에게 초점을 맞췄었다.

‘원영이 사건’은 지난해 초, 경기도 평택시 포승읍에 살던 당시 7세의 신원영 군이 흔적 없이 사라졌던 사건이다. 당시 친부 신모 씨(39)와 계모 김모 씨(39)는 ‘단순 실종’을 완강하게 주장하다가 결국 40여 일 만에 암매장 사실을 자백했다.

원영이 사건은 2016년 3월 4일 초등학교 입학 예정이던 원영 군이 학교에 출석하지 않은 것을 이상히 여긴 학교 측의 신고로 경찰 수사가 시작됐다.

신 씨 부부는 “함께 길을 걷던 원영이가 사라졌다”며 계속해서 단순 실종임을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 부부가 그 해 2월 12일 밤 확인되지 않은 물체를 차량에 싣고 자택에서 10여 km 떨어진 평택시 청북면을 방문한 것을 확인한 뒤 이곳에 왜 갔는지 추궁한 끝에 3월 12일 암매장 사실을 자백 받고 곧바로 원영 군의 시신을 찾아냈다.

원영 군은 시신 발견 40일 전인 2월 2일 친부와 계모의 학대 끝에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친부와 계모는 원영 군이 소변을 가리지 못한다는 이유로 옷을 벗겨 욕실에 가두고 찬물을 끼얹고 문을 잠근 채 밥도 굶기다가 약 20시간이 지나 욕실 문을 열어보니 사망했다고 자백했다.

신 씨 부부는 원영 군이 사망한 뒤 시신을 이불에 싸 베란다에 방치하다가 열흘이 지나서야 시신을 암매장했다. 원영 군의 계모는 징역 27년, 친부는 징역 17년 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이다.

이번 준희 양의 사망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실종신고와 수사 과정에서 유사점이 많다. 준희 양의 가족은 “외할머니(준희 양 계모의 어머니 김모 씨(61)) 11월 18일 집을 비운 사이 아이가 사라졌다”며 20일이 지난 12월 8일 신고했다.

경찰은 백방으로 일대를 수색해도 흔적이 나오지 않았고, 가족이 거짓말 탐지기 조사 등에 협조하지 않는 점 등을 수상히 여겨 수사의 초점을 가족에게 맞췄다.

경찰은 준희 양 친부 고모 씨(36)가 김 씨와 함께 실종신고 7개월 여 전인 지난 4월 26일과 27일 이틀간 군산을 다녀온 사실을 파악하고 집중 추궁한 끝에 아이를 유기했다는 자백을 받아냈다. 경찰 29일 오전 4시45분께 군산시 한 야산에서 준희 양이 수건에 싸인 채 숨져있는 것을 발견했다.

고 씨는 그러나 “아이의 병원진료를 위해 외할머니에게 맡기고 일을 나갔는데 야간근무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보니 아이 입에서 토사물이 나와 있었다. 아이는 기도가 막혀 이미 숨져 있었다”며 살해는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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