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맥주 극찬’ 고든 램지에, 외신까지 주목…전 세계에 ‘맛없는 맥주’ 광고한 꼴?

  • 동아닷컴
  • 입력 2017년 11월 22일 17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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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스타 셰프 고든 램지가 한국 한 주류업체의 광고모델로 나섰을 때 많은 이들이 의문을 품었다. 한국과 그간 별 인연이 없었으며 ‘독설가’로 유명한 그가 한국 맥주를 “최고의 맥주”라며 극찬하는 모습이 매우 낯설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영국을 비롯한 국외 언론까지 이를 언급하며 관심을 보이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영국 유력지 가디언은 “고든 램지가 한국 맥주 ‘카스’ 광고에 출연한 데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이 있다. 그는 이 광고에서 이 맥주를 두고 ‘훌륭한 맥주’ ‘미친 신선함’이라고 표현했다. 여기에 일부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이 카스 맥주의 맛을 두고 날 선 비난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또 “램지가 한국 기자회견에서 ‘나는 한국 음식과 사랑에 빠졌다. 한국 음식에는 지나치게 세련되고 독특한 맥주가 필요없다. 카스는 대중의 맥주다. 자극적이고 매운 한국 음식의 완벽한 해독제’라고 극찬했다”고 전했다. 램지가 영국 이코노미스트의 한국 특파원을 지냈던 다니엘 튜더에 대해 말한 점도 언급했다. 튜더는 과거 ‘한국 맥주는 북한 대동강 맥주보다 맛없다’는 기사를 쓴 바 있다. 램지는 “영국 기자의 말에 크게 신경 쓰지 않겠지만, 그를 만나면 엉덩이를 차줄 것”이라고 했다.

이 밖에 영국 인디펜던트, 데일리메일, 텔레그래프, 더 선, 미국 CNBC,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 외신들도 이를 다뤘다. 22일 중앙일보 일본어판을 통해 일본 최대 포털사이트 야후 재팬에도 소개됐다. CNBC는 램지가 출연한 유명 TV 프로그램 ‘키친 나이트메어(Kitchen Nightmares·악몽같은 주방)’ 제목을 활용, “고든 램지가 한국의 맥주를 극찬한 뒤 ‘악몽’을 꾸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국내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꾸준히 나왔던 이야기다. 램지는 영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스타 셰프다. 그가 운영하고 있는 레스토랑의 미슐랭 스타를 전부 합하면 16개나 된다. 특히 TV 프로그램에서 요리사 지망생을 가차 없이 나무라고 모욕을 주는 등 독설 캐릭터로 인기를 얻었다. “돼지고기가 너무 안 익어서 아직도 하쿠나마타타를 부르고 있다”, “생선이 너무 안 익어서 냄비 안에서 니모를 찾으려고 한다”, “이 닭고기는 너무나 안 익어서 수의사가 살리려고 맘만 먹으면 살릴 수도 있겠다” 등 ‘어록’까지 있다.

그런 그가 한국 맥주를 광고에서 극찬하는 모습에 “자본주의의 힘에 굴복했다”는 말이 나왔다. 램지가 이 광고에 출연한 것을 비꼬는 패러디물까지 있다. “돈을 받고 하는 광고에서 좋은 말을 해 주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는 이도 물론 있다.

램지의 카스 광고 논란을 일부 외신이 소개한 것이 알려지자 일부 누리꾼은 이에 동감한다는 의견을 표했다. 한편 “맥주 맛이 이래야 한다는 국제법이라도 있나?” “취향에 따라 맥주 맛을 다르게 느낄 수도 있는 거지” “우리 맥주가 맛 없다는 외국 사람들 이해 안 가더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는 이들도 있었다.

그런가하면 “노이즈 마케팅을 제대로 한다”는 비아냥도 나왔다. 한 누리꾼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 건은 아마도 마케팅 교과서에 실릴만한 최악의 PR 사례. 비싼 모델비 줘가며 오히려 전 세계에 맛없는 맥주라고 광고를 한 꼴”이라고 꼬집었다.

박예슬 동아닷컴 기자 ys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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