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기사 손수레 배달이 고객 무시?…“일 그만두게 할 것” 협박

  • 동아닷컴
  • 입력 2017년 11월 14일 16시 20분


사진=보배드림 게시물
사진=보배드림 게시물
사진=보배드림 게시물
사진=보배드림 게시물
한 누리꾼이 손수레로 택배 상자를 날랐다는 이유만으로 고객의 항의·협박을 받았다고 주장한 가운데, 누리꾼 다수가 해당 고객을 향해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13일 자동차 전문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택배 배달 태도”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현직 택배 기사다. 비 오던 날 무거운 박스 2개를 배송함. 구루마(손수레)를 이용했다”고 밝혔다.

이어 글쓴이는 자신이 소속된 택배 회사 홈페이지에 게재된 항의글 캡처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에 따르면, 한 고객은 “어제 비가 오는데 손수레로 택배 배송해주신 것에 대해 정말 실망했다. 저번에 저와의 약속을 깨시고 이런 식으로 일을 하시면 이번 건 반품비는 제가 물을 수 없다. 본사에 어제 말을 해 놨다. 일단 어제 온 2건의 반품비는 배송 아저씨께서 책임 져 달라”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글쓴이는 “지난번에도 (해당 고객이) 손수레 배송에 대해 항의한 적 있다. 고객은 원룸 거주 30대 초중반 독신녀다”며 “뭔가 착각하시나본데 가벼운 물건일 때 손수레 안 끌고 온다는 거였다”라고 설명했다.

또 글쓴이는 해당 고객과 주고 받은 문자 메시지 캡처 사진을 게재했다. 이 사진을 보면, 글쓴이는 “손수레는 택배인들의 필수아이템. 이게 없었다면 벌써 허리, 어깨 다 없어졌을지도”라고 말했으나 해당 고객은 “요즘 사람들은 깐깐하고 다 야무지고 그렇다. 쉬운 게 어디 있나. 아저씨가 너무 고지식하고 융통성이 없나보다. 소비자(한테) 맞춰주면 자존심 상하세요?”라고 물었다.

이후 글쓴이는 “택배기사들이 (손수레로) 편하게 배송하면 기분 안 좋으세요?”라고 되물었고 그는 “손수레 끌고 배송하는 아저씨는 처음 본다. 우리 동네에선 아저씨 말고 없다. 남의 돈 편하게 벌고 싶나”라고 답했다. 이에 글쓴이는 “앞으로 XXX호는 항상 손수레로 배달하드리겠다”고 응수했다.

그러자 해당 고객은 “맘대로 하라. 본사에 말하겠다. 고의적 배송. 불순한 태도. 고의적 배송으로 처리해줬다. 본사에 신고하겠다. 아저씨가 거래 못하게 막고 있다고. 그리고 엄한 사람한테 다 뒤집어씌운다고 말하겠다. 마음대로 하라. 아저씨 그만두게 해달라고 말하겠다”고 협박했다.

해당 게시물은 14일 오후 4시 57분 기준, 11만3684명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많은 누리꾼은 “갑질이다”며 분개했다. 누리꾼 ㄴ****은 “네가 손수레 없이 택배 배송해보고 말해봐라”라고 질타했으며 ㄴㄴ****은 “해도 해도 너무한 거 아닌가. 손수레를 사용하든 말든 왜 그게 문제인가? 진짜 세상 살기 참 힘들다”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갑질 쩐다”(ㅅ****), “그럼 자기가 공장가서 물건 짊어지고 오든지. 방구석에 편하게 있으면서 물건 배달 받으면 고마운 줄 알아야지”(N****), “도대체 정신병자들이 얼마나 많은 거냐. 말이 안 되는 짓을 하네”(ㅍ****) 등의 반응이 있었다.

김은향 동아닷컴 기자 eunhy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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