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새 가락시장 입주 거부하던 상인들 “가락몰로 추석연휴 직후 옮기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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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반투표서 64% “이전 찬성”… 갈등 2년만에 실마리 찾아

현대화 사업을 둘러싼 서울시와 가락시장 상인 간 갈등이 진통 끝에 마침표를 찍었다. 2015년 2월 가락몰 완공 이후 2년여 만이다.

서울시는 현대화 사업에 반대하며 새로운 시장(가락몰) 입주를 거부해온 송파구 농수산물도매시장(가락시장) 잔류 상인들이 10월 추석 연휴 직후 이전할 것으로 보인다고 16일 밝혔다.

서울시 등에 따르면 14일 옛 시장 잔류 상인들은 가락몰 이전을 놓고 찬반투표를 실시했다. 개표 결과 전체 투표자(282명)의 63.5%(179명)가 이전에 찬성했다. 반대는 35.8%(101명)였다. 그러나 반대하는 상인들 중에는 이전에 찬성하고 시기에 대해서만 의견이 다른 상인이 적지 않아 올가을 이전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서울시는 내다봤다.

앞서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1985년 문을 연 가락시장을 현대화하겠다며 2009년부터 사업을 추진했다. 가락시장 현대화 사업은 2025년까지 마무리될 예정이다. 2015년 현대화 사업의 첫 단추인 가락몰이 완공된 후 이전 대상 1138명 가운데 808명이 자리를 옮겼다. 그러나 청과 직판 상인 661명의 절반인 330명이 지하에서 영업할 수 없다는 이유 등을 내세워 이전에 반대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이번에 이전안이 가결됨에 따라 잔류 상인들은 10월경 모두 가락몰로 옮길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17일부터 점포 배정 신청 접수 및 임대차 계약을 진행한다. 현대화 사업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현재 4개동에 흩어져 있는 잔류 상인들의 영업장은 2개동으로 통합 운영된다.

서울시는 향후 임대차 계약이 원만하게 성사되면 이전 추진 과정에서 공무집행 방해 등을 이유로 제기한 소송도 모두 취하할 방침이다. 앞서 서울시는 이전 거부 상인을 상대로 명도소송(明渡訴訟·점유자에게 부동산을 인도하라고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12월 법원이 서울시의 손을 들어줬지만 명도집행 예고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이 빚어졌다. 서울시는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상인 54명을 고소했다.

평행선을 달리던 양측의 갈등은 물류작업장 신축과 정착 초기 임차료 면제 등 서울시가 14개의 지원책을 내놓으면서 실마리가 풀리기 시작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대화 사업을 둘러싼 긴 갈등이 마침내 해결된 만큼 상인들과 충분히 협의해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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