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볶이 국물 다 마셔…초코바 180개 먹어”…교묘해지는 軍 신종 가혹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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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월 24일 09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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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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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볶이 국물을 다 마셔라’, ‘초코바 180개 먹어라’, ‘알몸 마사지’ 등 우리 군이 신종 가혹행위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임태훈 군 인권센터 소장은 2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직접적인 물리적 폭력을 군 수뇌부에서 근절하기 위해 노력하니까 괴롭히는 수법이 굉장히 달라졌다”고 실태를 전했다.

앞서 서울지방경찰청은 지난 23일 의경에게 폭언과 ‘악기바리(취식 강요)’를 일삼은 서울지방경찰청 기동단 소속 모 중대장(경감)을 인사조치했다. 군 인권센터에 따르면 해당 중대장은 떡볶이를 먹은 뒤 국물 처리가 곤란하자 의경에게 “떡볶이 국물을 다 마셔서 없애라”고 지시했다. 또 “X새끼들, 뭐 힘들다고 XX이야”, “똥오줌 못 가리냐” 등 폭언도 일삼았다.

임 소장은 “통상적으로는 이렇게 (떡볶이를) 나눠 먹으면 누가 산 사람 있으면 보통 얻어먹은 사람들이 고마우니까 버린다”며 “또는 부하에게 좀 버려달라고 하면 버려주기도 한다 그런데 그걸 국물을 다 마시게 했다. 굉장히 비상식적이고 비인간적인 가혹행위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 대원이 10명이 넘는다”고 덧붙였다.

임 소장은 해당 중대장의 다른 가혹행위 사실도 설명했다. 임 소장은 “물놀이 갔는데 자기 부하가 다이빙하다가 이마가 찢어져서 100바늘을 꿰매야 하는 상황이었다”며 “빨리 병원 후송해야 한다고 하니까 (해당 중대장이) 술이 덜 깬 상태에서 ‘단장한테 보고해야 하고 이거 다 철수해서 가야 되는데 그냥 다 가만히 있어라’는 식으로 반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병대에서는 이런 일이 있었다. 국가인권위원회 조사를 통해 확인된 것”이라며 “대통령이 특식으로 하사한 초콜릿 바를 2일간 180개를 먹였다”고 밝혔다. 임 소장은 “(피해자) 체중이 10kg 가까이 증가했다. 굉장히 심각하다”며 “또 수시로 알몸 마사지를 시키면서 추행한 것도 있다. 약간의 유사 성행위도 있었다”고 밝혔다.

임 소장은 “병사들이 간부들 앞에서 이중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도 문제”라며 “병사들이 간부들은 병사 공동체 사회를 무너뜨리는 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병사들의 사회를 간부들이 잘 들여다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병대가 특히 심하다”며 “(인권침해 당한 사실을 간부에게 알린 병사를) 기수열외 시켜버린다. 기수열외 된다는 것은 전역 이후에 전우회에 발을 못 붙이게 한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생활할 때 눈도 마주치지 않고 관심도 안 갖고 말 한마디 안 걸고 후임들한테 인사도 못 받고 유령 취급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정훈 서울경찰청장은 23일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사에서 열린 정례 기자 간담회에서 “(가혹 행위를 한) 중대장을 인사 조치하고 새로운 중대장을 발령냈다”며 “지휘관들이 부적절한 행동을 하지 않도록 교육을 철저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진범 동아닷컴 수습기자 eurobe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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