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때 빌딩 총탄흔적 헬기서 발사 추정”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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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과수 감정보고서 발표

 5·18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에서 공중사격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첫 감정보고서가 나왔다.

 광주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으로부터 광주 동구 전일빌딩 10층에서 발견된 총탄 흔적들은 헬기에서 사격한 상황으로 유력하게 추정된다는 감정결과를 받았다고 12일 밝혔다. 지난해 전일빌딩 철거 여부를 놓고 논쟁이 일자 광주시가 국과수에 의뢰했고, 국과수는 지난해 9∼12월 3차례에 걸쳐 전일빌딩을 조사해 발견한 총탄 흔적을 감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일빌딩에서 발견된 탄흔은 총 185개. 이중 10층의 기둥, 천장 텍스(판), 바닥 등지서 발견한 탄흔 150개의 발사지점은 전일빌딩과 같거나 더 높은 곳에서 발사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1980년 5월 당시 전일빌딩 주변에 10층 높이 건물이 없었던 것을 감안하면 호버링 상태 헬기에서 발사된 것으로 추정했다. 호버링(hovering)은 항공기가 일정 고도를 유지한 채 움직이지 않는 상태를 뜻하는 공학 용어다. 국과수는 10층 탄흔의 사용 총기 종류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했다. 전일빌딩 건물 외벽에서는 구경 5.56mm, 0.3인치 탄환으로 추정되는 탄흔 35개가 발견됐다.

 전일빌딩은 1965년부터 1980년까지 4차례 증개축을 거쳐 지금의 10층 모습을 갖췄다. 5·18 당시 전남일보가 있었는데 옛 전남도청 광장 등에서 쫓겨 온 시민군이 계엄군을 피해 몸을 숨기기도 했다. 현재는 광주도시공사 소유다.

 광주시는 전일빌딩이 갖는 역사성, 상징성을 고려해 이곳에 추념 공간을 마련한다는 구상 아래 5·18 관련단체와 전문가 자문위원회의 의견을 들어 7월까지 보전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윤장현 광주시장은 “전일빌딩 총탄 흔적이 헬기에서의 사격으로 유력하게 추정된다는 조사결과가 나온 만큼 5·18민주화운동의 유적으로 보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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