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산하기관 ‘근로자 이사’ 첫 임명

  • 동아일보

“투명 경영 도움” vs “시기상조”… 서울연구원 도입 놓고 찬반 논란

 근로자가 기업 경영에 참여하는 ‘근로자 이사’가 국내 처음으로 서울시에서 나왔다. 근로자 이사제는 근로자가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 일원으로 참여하는 제도로 독일, 스웨덴 등 유럽 18개국에서 시행하고 있다.

 서울시는 배준식 서울연구원 도시경영연구실 연구위원을 서울연구원 근로자 이사로 임명했다고 5일 밝혔다. 비상임 이사가 된 배 위원은 2019년까지 3년 동안 이사회에 참석해 의결권을 행사하게 된다. 서울시는 지난해 시 산하 투자·출연기관 중 정원 100명 이상인 13곳에 근로자 이사제 도입을 의무화했다. 근로자 이사는 임직원 투표로 선출되며 정원 300명 이상 기관은 2명을 둬야 한다. 시는 통합을 추진 중인 서울메트로와 도시철도공사를 제외한 나머지 10개 기관의 근로자 이사도 이달 모두 임명한다는 방침이다.

 현장 경험이 풍부한 근로자 이사가 노사 간 협력에 기여할 것으로 서울시는 기대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날 “한두 명에 그치기 때문에 당장 이사회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겠지만 노사의 중요한 연결고리가 될 것”이라면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온다면 인원을 더 확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제도 도입을 둘러싼 찬반 논란은 여전하다.

 김영완 한국경영자총연합회 노동정책본부장은 “위기가 닥쳤을 때 경영자의 신속한 의사결정을 늦춰 근로자와 기업 모두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면서 “제도의 비효율성 등을 이유로 바스프, 알리안츠 등 대기업은 잇따라 독일 국적을 버렸다”고 비판했다. 노사 갈등이 심각한 국내 환경을 고려할 때 시기상조라는 목소리도 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속적인 협업을 통해 노사 간 신뢰가 구축된 후에 도입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호균 명지대 경영정보학과 교수는 “독일이 근로자 이사제를 처음 도입한 이유가 바로 심각한 노사 갈등 때문”이라면서 “근로자들이 경영에 참여하면 일과 회사에 대한 책임감이 커져 생산성도 증가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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