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찬병원의 착한 의료이야기]임신성 당뇨, 출산후에도 꾸준히 관리를

  • 동아일보

상원의료재단 박혜영 원장
상원의료재단 박혜영 원장
 몇 해 전 워킹맘인 30대 후반의 환자가 자꾸 갈증이 나면서 체중도 준다며 피곤함을 호소했다. 4.3kg의 거대아(체중 4kg 이상)를 출산한 경험이 있고 임신 중 임신성 당뇨 판정을 받았던 적이 있다고 했다. 측정 결과 공복 혈당이 dL당 250mg이었다. 보통 dL당 70∼100mg인 정상치에 비하면 상당히 높은 편이었다. 그는 당뇨 가족력도 없는 데다 임신성 당뇨 판정을 받긴 했지만 출산 후 정상으로 돌아왔기 때문에 당뇨는 생각지도 못했다.

 임신성 당뇨는 당뇨병이 없는 여성이 임신 중 당뇨병이 생긴 것을 말한다. 당뇨병을 일으킬 수 있는 유전적 소질을 가진 여성에게서 임신과 동시에 호르몬, 특히 태반호르몬의 작용으로 인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정확한 발병기전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임신 중 혈당 관리가 잘 안 되면 거대아, 신생아 저혈당과 황달, 호흡곤란증 등 신생아 합병증을 일으킨다. 또 임신성 고혈압, 양수과다증으로 인한 조기진통을 유발할 수 있고 제왕절개의 가능성을 높인다. 이처럼 임신성 당뇨병은 임신부뿐만 아니라 태아의 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임신성 당뇨는 출산 후 대부분 사라지지만 다음 임신 때 재발하기도 한다. 또 임신성 당뇨병이 있었던 여성의 상당수에서 분만 후 시간이 지나면 당뇨병이 발생할 때가 많다. 따라서 임신 기간에 임신성 당뇨병을 진단받은 임신부는 출산 뒤에도 당뇨병이 발병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예방을 위해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임신성 당뇨로 확진을 받았다면 지방이 적고 칼로리가 낮은 음식을 섭취하고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걷기나 수영과 같은 유산소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을 때는 인슐린 치료를 해야 한다.

 문제는 임신성 당뇨가 단순히 임신 중 혈당 조절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임신성 당뇨 진단은 당뇨병이 발병할 위험성이 높다는 것을 알리는 경고이기 때문이다. 임신성 당뇨가 있었던 여성은 분만 6∼8주 후에 시행하는 당 부하검사에서 정상이더라도 분만 후 수년이 지나면 제2형 당뇨병(비임신성 당뇨)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적절한 식사와 운동을 통한 체중 관리와 정기적인 검진이 필요하다. 특히 비만 여성은 아이를 낳은 뒤 당뇨병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출산 전후 꾸준히 체중 관리를 해야 한다. 또한 임신 중에 당뇨병 진단을 받지 않았다 하더라도 거대아 출산 경력이 있다면 추후 제2형 당뇨병 발병 가능성이 높아 정기적인 검진을 꼭 받아야 한다.

상원의료재단 박혜영 원장
#임신성 당뇨#인슐린 치료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