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 씨(60·구속기소) 측 이경재 변호사가 22일 검찰이 작성한 공소장 내용을 두고 “이건 소설”이라면서 맹비난했다.
이 변호사는 이날 오전 자신의 서울 서초동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공소사실은 그렇게 쓰는 게 아니다. 공소사실은 압축해서 법률적 구성으로 써야 하는 것이지 스토리(이야기)를 쓰는 게 공소장이 아니다”면서 “공소장을 보면 스토리를 적시하고 있다. 스토리는 국민들이 알기에는 좋겠지”라고 주장했다.
그는 “공소 내용이 물증이 아닌 당사자간 진술이 주를 이루고 있다면 상당히 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진술은 변경 가능한 것이다. 공소사실에 상당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최 씨가 혐의를 인정하는 것은 문건 유출 뿐이냐’라는 질문에 “아니다. 최 씨의 행위가 얼마나 있는지를 빨간펜으로 표시해봐라. 공소장 몇자 중 최 씨의 행위가 몇자인지 보라”고 했다.
이어 ‘그러면 대통령 행위라고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엔 “그건 알 수 없다”면서 “최 씨의 입장에서는 누가 어쩌구 저쩌고 얘기할 게 없고, 그럴 이유가 없다”고 답했다.
하남시 체육시설 건립과 관련, 최 씨가 롯데그룹에 돈을 요구했다는 혐의에 대해 “최 씨가 훨씬 이전에 사둔 것으로 관련이 없다”며 “공소장에 오해를 하게 써뒀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이 변호사는 최 씨의 조사과정에 대해 “아무리 중죄인이라고 해도 수사과정에서 인격은 지켜져야 된다”며 “아침부터 자정까지 계속 조사받으면 인간적 고려있다고 말할 수 있나”고 말했다.
이어 “거대한 공권력 앞에 한 개인은 정말 허약한 존재”라며 “검찰이라는 위대한 공권력 앞에 한 개인은 바람 앞에 선 티끌같다”고 했다.
이 변호사는 이번 사건에 대해 “어쨌든 변호인으로서 굉장히 중압감을 주는 사건”이라며 “여론이랑 거꾸로 가는 사건인데…”라고 말했다.
이어 “죄가 있으면 엄중히 처벌받을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그런데 그 가운데서 억울한 면이 있다면 도와줄 수 있다. 그게 내 역할”이라고 여론의 지탄을 받는 최 씨를 변호하는 심경을 털어놨다.
그러면서 “최(순실) 원장에게 ‘당신이 잘못한 부분이 있으면 솔직히 말하고 처벌을 받으라’고 늘 얘기한다”며 “‘검찰이 지탄의 대상인 당신에게 최고형량을 구형할 테니 각오하고 마음가짐 단단히 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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