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차병원 직원, 月 200개씩 환자 4000명 피 빼돌려…유출된 혈액 샘플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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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10월 12일 14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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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일보DB(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동아일보DB(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분당 차병원 일부 직원들이 2년간 환자 혈액 샘플 4000여 개를 외부 업체로 빼돌린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11일 SBS 보도에 따르면, 분당 차병원 일부 직원들은 2014년 9월부터 매달 약 200개 분량의 혈액 샘플을 빼돌려 의료기기·진단용 시약을 만드는 의료기기 업체로 넘겨왔다. 주로 염증 수치가 높거나 세균에 감염된 환자의 피였다.

보건당국 조사에 따르면, 사라진 혈액 샘플은 병원 진단검사의학과 팀장이 경기도 수원시에 위치한 바이오 업체로 빼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업체는 해당 혈액 샘플들을 시험·연구용으로 쓴 것으로 알려졌다.

혈액 샘플은 환자나 건강검진을 위해 병원을 찾은 방문객으로부터 한 번에 10ml 정도를 뽑아 보관한다. 현행법상 혈액·소변 등 병원에서 검사가 끝낸 검체는 다른 용도로 쓰지 말고 의료용 폐기물로 버려야 한다. 혈액 샘플을 사용하려면 환자 동의와 병원 심사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러한 과정이 아예 무시된 것으로 확인됐다.

유출된 혈액 샘플은 병원 측이 시인한 것만 월 200개 정도. 약 2년 간 4000명 분이 유출된 셈이다.

분당 차병원은 지난달 초에서야 진단검사의학과 직원의 내부 고발로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됐다. 병원 측은 관련된 팀장 등 직원 3명을 파면했지만, 전직 직원의 폭로가 있기까지 약 2년 간 이같은 사실을 까맣게 몰라 혈액 샘플 관리에 큰 허점을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적발된 팀장은 환자 정보가 적힌 스티커를 제거하거나 펜으로 덧칠한 뒤 넘겨 환자 개인정보가 유출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또한 금전적 대가도 받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관련 당국은 환자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는지, 금품이 오갔는지 등을 조사 중이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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