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역 학생들 ‘중금속 물’ 마셨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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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금속 제거장치 없는 온수기 이용… 학부모 항의에 해당 학교 긴급 교체
불량 비위생 급식 논란 이어 충격

 대전 지역 상당수 초중고교 학생들이 중금속 제거 장치가 없는 온수기를 이용해 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대전 한 초등학교의 부실 불량 급식 논란에 이어 물 관리까지 소홀히 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7일 대전 S, B초등학교 학부모 등에 따르면 S초등학교의 경우 학생들이 매일 마시는 온수기의 물 끓임 장치 내부에 있는 파이프 동선을 점검한 결과 검게 변색돼 있었고, 용기 내부 바닥에는 검고 누런 잔류물이 고스란히 가라앉아 있었다. 또 끓는 물의 온도를 알려 주는 온도 표시창은 몇 주 째 고장 난 채 방치돼 있었다.

 B초등학교의 동일 제품 역시 열선 부식은 물론이고 바닥에도 수많은 이물질이 깔려 있었다. 한 학부모는 “내부를 들여다보면 도저히 물을 마실 수 없을 것 같다. 수십 년 된 수도관도 아니고 그때그때 관리만 하면 되는 청결한 온수기마저 관리가 엉망이어서 놀랐다”고 말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대전 지역 학교에서 사용 중인 온수기 중 중금속 제거 장치가 부착되지 않은 제품은 상당수에 이른다는 것.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해당 학교는 문제가 된 온수기를 부랴부랴 교체하기 시작했다. 일부 학교와 업계는 학부모들의 항의 전화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교육청도 대책을 강구 중이다.

 업체 관계자는 “중금속 제거 장치는 없지만 녹물을 걸러 내는 여과 장치와 자외선 살균 장치가 돼 있어서 건강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학생들이 그동안 중금속에 오염된 물을 마셨을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며 대전 지역 모든 학교에 대한 실태 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또 다른 학부모는 “대전에서 최근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불량 비위생 급식 문제가 발생했다. 학생 건강과 관련된 문제인 만큼 철저한 조사와 후속 조치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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