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내설악 ‘백담사 케이블카’ 설치 추진

  • 동아일보

인제군 사회단체들 추진위 발족, 교통 대체수단 내세워 차별화 나서

강원 양양군의 오색 케이블카가 착공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인제군과 주민들이 내설악 백담사 케이블카 설치 추진에 본격 나섰다. 백담사 케이블카가 설치되면 현재 운행 중인 속초시의 권금성 케이블카를 포함해 설악산국립공원에 3개의 케이블카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인제군 사회단체들은 23일 농협 인제군지부에서 ‘제2기 내설악 백담사 케이블카 추진 위원회’를 발족하고 다음 달 ‘범인제군민 백담사 케이블카 추진 대회’를 열기로 하는 등 케이블카 설치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1기 내설악 백담사 케이블카 추진 위원회는 2008년에 결성돼 군민 1만2000여 명의 서명을 받았지만 당시 우선순위에서 오색케이블카에 밀려 활동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상태였다.

그러나 지난해 오색 케이블카가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로부터 조건부 승인을 받음에 따라 재추진 발판이 마련됐다. 백담사 케이블카는 기존 관광 목적의 케이블카와 달리 차량을 대신하는 교통 대체 수단으로 추진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현재 인제군 북면 용대주차장에서 백담사까지 7km 도로는 차량 교행이 어려울 정도로 비좁은 데다 구불구불해 사고 위험이 높다. 더욱이 차량 통행에 따른 매연과 소음 등 연간 500여 건의 민원이 발생할 정도로 환경 훼손 문제도 심각하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이 구간에 직선 거리 3.8km의 케이블카를 설치하고 시내버스 운행을 중단하면 교통 및 환경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또 인제를 관통하는 동서고속도로가 내년에 개통되고 동서고속철도도 건설될 예정이어서 관광객 유치를 위해서는 백담사 케이블카가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인제군에 따르면 백담사를 찾는 관광객은 연간 120만∼130만 명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이 가운데 90만 명가량이 이 구간의 시내버스를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겨울철에는 눈이 쌓여 3, 4개월 동안 시내버스가 운행을 못하는 데다 관광객들도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팽준호 용대2리 이장(57)은 “교통망 개선으로 수도권과의 접근성이 크게 개선되지만 외지인들을 끌어들일 관광 인프라가 부족해 백담사 케이블카는 이 지역의 사계절 관광지화를 위해 꼭 필요한 시설”이라고 말했다.

인제군도 케이블카 설치를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군은 지난해 용역 결과 경제성분석에서 비용 대비 편익(B/C)이 기준점(1.0)을 넘은 1.12로 나옴에 따라 사업 추진에 탄력을 받았다. 군은 앞으로 환경성 검토 및 환경영향평가, 재해영향평가 등 관련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박상오 인제군 접경개발담당은 “이 구간의 시내버스 탑승객 90만 명을 케이블카로 흡수하면 사업 성공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하지만 각종 절차가 남아 있어 장기적 관점에서 차근차근 진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백담사 케이블카는 설악산에 추가로 설치된다는 점에서 다른 지역과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고 환경단체들의 반발도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환경단체들은 최근까지 산양 서식지 훼손 등 환경 파괴 등을 이유로 오색 케이블카에 대해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오색 케이블카#백담사 케이블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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