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철 우이~신설선 개통 4개월 앞두고 사업중단 위기, 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4일 21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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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 첫 번째 경전철 사업인 우이~신설선 사업이 개통 4개월을 앞두고 공사가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

4일 서울시에 따르면 우이신설선 사업 재구조화를 놓고 진행되던 서울시와 민간사업자 우이트랜스의 협상이 3일 최종 결렬됐다. 이에 따라 우이트랜스는 5일부터 공사를 중단하기로 했다. 우이트랜스 측은 서울시에 대출금의 원리금 보장과 운영 책임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화 서울시 도시철도국장은 “수익성을 보고 참여해놓고 이제 와서 손실과 운영 책임을 세금으로 부담하라는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우이신설선은 서울 강북구 우이동에서 동대문구 신설동을 연결하는 11.4km의 경전철이다. 당초 계획보다 2년가량 늦어진 2016년 11월 개통 예정으로 현재 공정률이 90%를 넘어섰다. 주관사인 포스코건설과 대우건설 고려개발 등 민간기업이 지분 100%를 가지고 30년 간 운영을 맡으며 투자금을 회수한 뒤 서울시에 이전하는 방식이다. 총 사업비는 8146억 원으로 서울시가 3705억 원의 건설보조금을 낸다. 현재 3200억 원의 세금이 투입된 상태다.

문제의 발단은 올 3월 국민은행 등으로 구성된 대주단이 대출 조건으로 추가 보증을 요구하고, 이를 사업자 측에서 거절하면서 대출이 중단된 것이다. 사업자들은 대출을 위해 시에 대출금의 원리금 보장을 요구했지만 서울시는 “약정상으로도, 법규상으로도 절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사업자는 서울시에 운영 상 손실을 공유할 것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갈등은 2006년 사업 구상 당시에 비해 인구 감소, 대체 교통수단 확충 등으로 사업성이 낮아졌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타 지역의 경전철 실패 사례도 대주단에 경각심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우이신설선의 표류로 현재 추진 중인 신림선 동북선 면목선 등 나머지 경전철 사업도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경전철 사업은 대부분 이명박·오세훈 전 서울시장 당시 시작됐지만 박원순 시장이 확대 추진 중이다.

황태호기자 tae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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