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2013년 발생 방화대교 램프 붕괴는 人災” 피고인 전원 징역형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24일 16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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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7월 발생한 방화대교 고가램프 붕괴는 전형적인 ‘인재(人災)’였다는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공사 관계자들이 자신의 역할을 소홀히 하면서 책임을 미루다 부실공사와 붕괴에 이르렀다”며 피고인 전원에게 징역형을 선고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3단독 김춘호 판사는 방화대교 사고와 관련해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공사 관계자 위모 씨(53)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는 등 피고인 7명에게 징역 6개월~2년에 집행유예 1~2년형을 선고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들이 근무했던 시공사 두 곳과 감리업체는 각각 벌금 2000만 원, 300만 원, 500만 원을 선고 받았다.

재판부는 방화대교 사고 원인을 이들의 책임회피와 주의 소홀로 판단했다. 방화대교 고가램프는 방화대교와 올림픽대로를 연결하기 위해 서울시가 2005년 시작해 2008년 완공했지만 당시 국토해양부가 광명서울고속도로와 방화대교를 연결하기로 결정하면서 서울시는 교통량 증가에 대비해 설계를 변경했다. 하지만 2013년 7월 고가램프 상판이 부실공사로 인한 하중을 견디지 못하고 무너져 현장 근로자 2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

재판부는 사고 원인이 1~2단계 모두에 걸쳐있었다고 봤다. 1단계 공사 결과 슬래브 내측부가 설계보다 55.6mm 밀려 시공됐고, 기울기는 설계 기준보다 낮았다. 확장 과정에서도 1단계에서의 설계 오차를 감안한 재측량을 하지 않는 등 주의를 게을리 하며 슬래브를 55mm 가량 곡선 바깥쪽으로 치우쳐 시공했다.

피고인들은 2014년 7월부터 이어진 공판에서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 사건을 젠가게임(나무블록을 하나씩 빼면서 탑을 무너뜨리는 참가자가 벌칙을 받는 게임)에 비유하며 피고인 전원에게 책임을 물었다.

김 판사는 “젠가게임에서 참가자들의 연이은 나무블록 빼기가 탑을 무너뜨리는 데 영향을 미치듯 피고인들의 부주의가 누적돼 이번 사고가 일어난 것”이라고 밝혔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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