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마른장마’… 주말에나 전국 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27일 03시 00분


코멘트

마른장마 아니라던 예보 무색… 북태평양 고기압 발달 못한 탓
장마전선 남쪽 해상에 머물러

본격적인 장마 기간이지만 남부 일부 지방을 제외하고는 장마라고 느끼지 못할 정도로 햇볕이 쨍쨍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중부지방은 내달 초에나 비가 올 것으로 예보돼 한동안 ‘마른장마’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장마는 18일 밤부터 제주도에서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방도 22일부터 장마가 시작됐는데 이는 평년보다 각각 1, 2일 정도 이른 것이다. 당초 기상청은 장마 초기부터 비구름이 강하게 북상하면서 전국에 예년보다 많은 비를 뿌릴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서울 지역에서 장마가 시작된 22일 약 30.5mm의 굵은 비가 내린 이후에는 23, 24일 산발적인 비만 잠시 내렸을 뿐이다. 22일도 장마전선의 영향보다는 북부지방을 지나가는 기압골이 중부지방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비가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을 제외한 중부지방에서는 장마가 시작된 이래 누적 강수량을 따져도 10mm에도 못 미치는 지역이 대부분이다. 전국이 평년 강수량의 50∼60%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

24일 장마전선이 남쪽 해상으로 물러나면서 중부지방까지 올라오지 못하고 있다. 장마전선은 내달 2일에나 다시 북상해 전국에 비를 뿌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서울 등 중부지방은 장마 기간인데도 한동안 비 소식이 없겠고 내륙을 중심으로 낮 최고기온이 30도 안팎을 오가는 무더위도 이어지겠다.

26일 기상청 관계자는 “장마전선을 북쪽으로 밀어 올리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충분히 발달하지 못해 제주도와 남해안 일대에만 비구름이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남쪽과 북쪽에 위치한 기단 세력에 따라 비구름이 남북을 오가는데 아직까진 북태평양 고기압이 장마전선을 북으로 밀어 올릴 만큼 세력이 강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북쪽 기단도 평년보다 영향력이 더 강해 장마전선의 북상을 막고 있다. 장마전선이 제주도 해상에만 머물면서 18일 장마가 시작된 이래 제주도는 사흘만 제외하고 매일 비가 내리고 있다.

월요일인 27일에도 제주도를 중심으로 5mm 정도의 약한 비만 내릴 것으로 보인다. 28일에는 장마전선이 전북과 경북 지역까지 북상할 것으로 보이나 중부지방은 다소 흐린 날씨만 보이겠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날씨#장마#마른장마#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