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천 고소 취하녀 사진’ SNS 확산…제3의 인물 엉뚱한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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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6월 15일 13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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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DB
사진=동아DB
박유천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경찰에 고소했던 여성이 15일 고소를 취하한 가운데, 고소인으로 추정되는 인물의 사진이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어 2차 피해가 우려된다.

박유천이 성폭행 혐의로 피소된 사실이 알려진 다음날인 14일 소셜미디어에서는 사건 당일 박유천과 고소인 사이에 있었던 사실을 정리한 글과 함께 당사자로 추정되는 인물의 사진이 전파됐다. '피해 여성'이라며 퍼지고 있는 인물은 한 명이 아닌 여러 명이다.

이 가운데 한 여성은 14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경찰 측에 신고했지만 현재로는 최초 유포자를 찾거나 더 이상 유포를 막을 아무런 방법이 없다고 한다”면서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설령 당사자라고 해도 문제가 될 상황인데 이 사건과 전혀 관련이 없는 제3의 인물이 엉뚱한 피해를 보고 있는 것.

피해자든 가해자든 사건과 별개로 한 개인의 신상정보를 털어 비난하는 일은 이번뿐만이 아니다.

섬마을 여교사 성폭행 사건의 경우 피의자가 운영하는 식당 명, 전화번호 등이 포털에 노출됐고, 한 누리꾼은 가해자의 자식 신상까지 파헤치겠다는 글을 남겼다.

소셜미디어 캡처
소셜미디어 캡처


지난 1일 발생한 안양 마트 폭행 사건의 경우에도 피해자의 딸이 8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남자분이 어머니 몸을 만지고, 하지 말라고 해도 계속 만져서 어머니가 직원분들께 말씀드리려 하자 태도가 돌변해 욕하고 막대하셨다고 한다”고 주장하면서 가해자의 신상을 올려 논란이 됐다. 그러나 경찰조사 결과 가해자의 성추행 사실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안양 마트 폭행 사건 가해자는 신상이 공개된 경위에 대해 수사를 의뢰한 한편 성추행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해서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최성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5월 동아일보 칼럼을 통해 “신상털기 같은 사이버 폭력을 죄의식 없이 사이버 게임을 즐기듯 하는 사람이 문제”라면서 “이런 것에 무감각해지는 우리 스스로가 더 큰 문제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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