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다른 영아들… 한달주기 맞춤보육 프로그램 개발

  • 동아일보

4개월되면 수건잡기… 18개월엔 거울놀이를
서울시, 육아센터홈피-책자 통해 보급

태어난 지 4개월 된 아기는 뒤집기를 시작한다. 그리고 두 달이 지나면 몸을 일으켜 기어 다닌다. 6개월, 1년이 아니라 한 달마다 달라질 정도로 아이들의 발달 속도는 빠르다. 초보 엄마와 아빠들이 ‘당황스러울’ 정도다.

아이 양육에 어려움을 겪는 부모들을 위해 영유아의 특성을 고려한 1개월 주기별 맞춤 보육프로그램이 만들어졌다. 서울시는 육아종합지원센터와 함께 생후 4개월부터 36개월까지 영아를 대상으로 하는 보육프로그램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1개월 단위 보육프로그램이 국내에서 개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프로그램에는 아이의 성장 시기별로 △관찰 포인트 △놀이프로그램 △발달 특성 △부모 역할 팁 등이 상세히 담겨 있다. 예를 들어 4개월 된 아기는 사물을 손으로 쥘 수 있다. 이럴 때 ‘면수건 잡기’ 놀이를 하면 손가락 근육을 발달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아이가 자유롭게 수건을 만져보고 탐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얼굴에 수건이 떨어져도 스스로 걷어낼 수 있도록 기다려준다. 5개월이 되면 작은 페트병 속에 구슬을 넣어 손에 쥐고 흔들게 하면서 소리를 느끼게 하는 놀이를 하면 좋다.

18개월 된 아이는 무관심했던 거울 속 모습이 자신이라는 걸 알고 거울 보는 것을 즐기게 된다. 이때 아이의 눈높이에 거울을 달아주면 좋다. 거울이나 아이의 얼굴의 눈 코 입에 스티커를 붙여주면서 변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호기심을 갖는다. 바닥에 깨지지 않는 안전 거울을 깔고 걷거나 기어 다니며 자신의 모습을 관찰하게도 할 수 있다. 이런 놀이를 통해 자아 존중감을 기를 수 있다. 36개월 영아와 할 수 있는 간단한 규칙을 가진 다양한 놀이도 소개했다.

서울시는 영아들이 개월별로 차이가 많아 맞춤형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보육교사와 부모들의 요청에 따라 지난해 10월부터 프로그램 개발을 시작했다. 영유아를 보육하는 어린이집의 전문성을 높이고 가정에서 부모들이 읽고 실천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프로그램 내용은 150∼200쪽에 이르는 책 3권 분량이다. 국공립전환어린이집 77곳 등에 우선적으로 배포한다. 서울시 육아종합지원센터 홈페이지(seoul.childcare.go.kr)에서 전체 프로그램 내용을 내려받아 활용할 수 있다. 서울시는 프로그램에 대한 컨설팅을 제공하고, 점진적으로 어린이집 적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배현숙 서울시 보육담당관은 “세심하게 아이들을 돌보자는 마음을 담아 월령별 맞춤 보육프로그램을 개발했다”며 “특히 보육에 어려움을 겪는 엄마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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