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일베 조형물 작가 “자유를 방종으로 취급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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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6월 2일 13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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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상징 조형물을 만든 홍익대 학교 조소과 4학년 홍모 씨(22)가 “나는 자유를 방종으로 취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1일 홍익대 총학생회 소셜미디어를 통해 학교 정문 인근에 설치했던 조형물이 훼손된 것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저의 입장은 누구의 의견이 맞고 틀리다의 차원이 아님을 누누이 강조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작품은 내가 일베를 옹호하느냐, 비판하느냐를 단정 짓는 이분법적인 의도를 담고 있지 않다’고 밝혔던 것을 다시 한 번 언급한 것이다.

이어 홍 씨는 “작가 본인의 표현의 자유에 대한 책임은 어디 있냐 묻는다면, 저는 일단 작품을 무단으로 설치한 것이 아니고 학교의 공식적 허가를 요구하고 받아낸 것이기 때문”이라며 “자유를 방종으로 취급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그는 “또한 그렇기에 저에 대한 인신공격적 비난을 하거나 제 작품을 훼손한 자들에 대해 법적 처벌을 요구한 것이다. 그들이 ‘틀리다’고 하는 것이 아니다. 자유지만 단지 훼손에 대한 책임은 묻겠다는 입장이었는데 왜곡되어 읽히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 홍 씨는 “저도 제 자신의 자유에 대한 책임을 지는 입장에서, 저에 대한 인신공격이나 작품 훼손에 대한 책임을 누구에게도 묻지 않겠다고 하면 그 폭력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게 된다”면서 “너도 나도 책임의 의무에서 벗어났으니 달려들 것이고 이는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것이기에 그런 상황을 만들어낸 입장에서 이를 제재하기 위해 책임을 요구한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한편 지난달 30일 서울 홍익대학교 정문에 설치돼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일베 조형물’이 1일 누군가에 의해 훼손되는 사건이 있었다. 조형물이 있던 자리에는 “예술과 표현의 자유는 절대적인 권리가 아님을”이라는 메모가 함께 발견됐다.

이후 온라인에는 자신이 해당 조형물을 파괴했다고 주장하는 누리꾼이 등장해 “우발적이 아니라 계획된 행동이다. 작가나 학교 측이 법적인 책임을 묻는다면 떳떳하게 책임을 지겠다”고 주장했다.

이에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일베보다 더 무서운 게 이런 짓 하는 놈들”이라며 “모든 주의, 주장, 이념의 주창자들이 각자 자기들의 관점에서 작품에 대해 저런 해석적 폭력을 가하며 물리력을 동원해 작품을 파괴한다면? 볼만할 거다. 옛날에 민중미술이 저런 취급을 당했었다”비판을 내놨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이날 조형물을 훼손한 혐의(재물손괴)로 김모 씨 등 남성 3명을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황지혜 동아닷컴 기자 hwang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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