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사무국장 공모 ‘교피아=교육부+마피아’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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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고위직 출신 사실상 내정… 교직원들 “전형적 낙하산” 반발

서울대가 사무국장 외부 공모를 진행하는 가운데 교육부 고위 공무원 출신이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알려져 ‘교피아(교육부+마피아)’ 논란이 일고 있다. 대학의 사무국장은 재정과 인사 등을 총괄하는 자리로, 통상 교수가 아닌 일반 직원이 승진할 수 있는 최고위직이다.

31일 서울대 등에 따르면 성삼제 전 교육부 기획조정실장(57)이 최근 서울대가 진행한 사무국장 면접을 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대 관계자는 “여러 명이 면접을 봤지만 성 전 실장이 내정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2013년 교육부 기조실장을 거쳐 2014년 교원소청심사위원장에 임명된 성 전 실장은 3월 교원소청심사위원장직에서 돌연 물러나면서 서울대 사무국장 지원설이 돌았다.

국립대의 경우 교육부가 사무국장을 파견하지만 서울대는 법인이기 때문에 사무국장 파견 대상이 아니다. 법인화 이후 외부 공모로 이수원 전 특허청장이 한 차례 사무국장을 지낸 뒤 서울대에선 줄곧 내부 직원이 사무국장을 맡고 있다.

서울대 교직원들은 성 전 실장 내정설을 놓고 전형적인 교피아 사례라며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서울대 노조는 성 전 실장 내정설에 반발해 지난주부터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또 서울대 내부에서는 법인화 5년이 되도록 학교 구성원들의 자율권은 오히려 줄어들고 교육부의 재정지원사업에 대한 의존도는 높아졌다는 불만이 나오는 상황이다. 교피아라는 비판이 커지자 2014년 정부는 4급 이상 교육공무원의 사립대 재취업 규제를 강화했지만 법인인 서울대는 적용 대상이 아니다. 일각에선 개방형 공모제로 중요한 자리를 외부에 빼앗기게 된 서울대 교직원들이 밥그릇 싸움을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교피아#교육부#서울대#사무국장#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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