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된 이석채 전 KT회장(71)이 무죄를 선고받았던 1심과 달리 2심에선 일부 유죄 판결을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8부(이광만 부장판사)는 “이석채 전 KT회장의 횡령 혐의가 인정된다”면서 27일 징역 1년6개월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횡령에 가담한 혐의를 받은 서유열 전 KT사장(60)도 같은 형을 받았다. 다만 배임 혐의는 무죄로 봤다.
앞서 이석채 전 KT회장은 2011년 8월부터 2012년 6월까지 이 전 회장의 친척과 공동 설립한 OIC랭귀지비주얼(현 KT OIC) 등 3개 벤처업체 주식을 의도적으로 비싸게 사들여 회사에 총 103억5000만 원의 손해를 끼치고, 2009년 1월∼2013년 9월 회사 임원들의 현금성 수당인 ‘역할급’ 27억5000만 원 중 일부를 돌려받아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1심에서 배임 혐의에 대해 “기업 인수나 투자가 필요한 것이라고 판단될 경우 기업가치에 대한 외부기관의 평가를 받고 그 평가에 따라 기업 인수나 투자를 했다면 기업 가치를 낮게 보는 의견을 따라가지 않았다고 해서 배임의 고의를 쉽사리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했고, 2심에서도 “1심의 무죄 판단이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횡령 혐의에 대해선 1심은 “비자금 조성은 인정되나, 비서실 운영자금이나 회사에 필요한 경조사비, 격려비용 등에 쓴 만큼 개인적 이익을 위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지만, 2심은 “이 전 회장이 지위를 이용해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했고, 내부 구성원들조차 그 존재를 몰랐다”며 “자신의 필요에 따라 개인 자금과 유사하게 비자금을 함부로 사용한 점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경조사비, 격려금 등 회사의 업무상 필요로 비자금을 사용했다고 주장하나, 이는 정상적인 업무추진비의 목적을 넘어 개인 체면 유지, 지위 과시를 위한 비용 지출”이라면서 “이는 KT를 위한 경비 지출이라고 평가할 수 없다”고 일부 유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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