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삼척시 곳곳 반대 플래카드… 시의회-번영회 등 비대위 구성
상경시위 등 폐광저지 투쟁 계획
강원 태백시 도심 곳곳에 대한석탄공사 폐업과 직영 광업소 폐광에 반대하는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주민들은 정부가 이 같은 시도를 철회하지 않으면 물리력을 동원해서라도 저지하겠다는 강경 입장이다. 태백시 제공
24일 강원 태백시 도심 곳곳에는 형형색색의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태백시의 각종 기관 단체들이 내건 플래카드는 한결같이 대한석탄공사와 탄광 폐업에 반대하는 내용이다. 또 이를 저지하기 위해 시민의 결집을 요구하는 내용의 플래카드도 있다. 인접한 삼척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폐광지역인 태백과 삼척 지역이 마지막 남은 국영광업소의 폐광설로 폭발 직전이다. 최근 모 언론을 통해 폐광설이 보도됐고 산업통상자원부는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주민들의 의구심과 반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태백 장성광업소와 삼척 도계광업소가 문을 닫으면 광원들의 집단 실직은 물론 지역 경제는 초토화될 것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장성광업소 근로자는(하도급 포함) 1117명으로 4인 가족을 기준으로 할 때 태백시 인구 4만7297명(3월 현재)의 10% 정도에 해당한다. 도계광업소 근로자는 570여 명으로 삼척시 도계읍을 지탱하는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폐광은 지역 경제 몰락과 직결되는 셈이어서 태백과 삼척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기관 단체들의 성명이 잇따르고 국회 항의 방문까지 이어졌다. (사)태백시지역현안대책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정부의 대책 없는 대한석탄공사 폐업 시도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일방적인 폐업 수순을 밟는다면 태백시민은 1999년 12·12 생존권 쟁취 투쟁보다 더욱 강력한 물리적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태백시번영회도 “석공 폐업 시도는 폐광지역 생존권을 말살하는 것”이라며 “폐업 시도를 즉각 철회하고 폐광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인 미래 발전 계획을 수립하라”고 촉구했다.
삼척은 범시민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대응에 나섰다. 시의회, 도계읍번영회, 도계광업소 노조 등으로 구성된 비대위는 플래카드 걸기, 성명서 발표, 지역 국회의원 면담 등의 폐광 저지 투쟁 계획을 마련했다.
강원도의회 폐광지역개발촉진지원특별위원회도 23일 성명을 통해 “1989년 석탄산업합리화 정책으로 대부분의 광산이 폐광되면서 수십만 명의 광부와 가족들이 삶의 터전을 잃었고 지역 경제는 황폐화됐다”며 “폐광지역 주민들의 생존권 및 서민에너지 수호 차원에서 석공과 광업소 폐업을 강력 반대한다”고 밝혔다. 강원도 시군의회의장협의회도 이날 “폐업 시도를 중단하지 않으면 생존권 수호 차원에서 폐광지역은 물론 도민이 한뜻으로 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백시지역현안대책위원장인 유태호 태백시의회 의장은 “정부의 무책임한 폐광 시도에 대해 강력히 항의하고 백지화를 촉구한다”며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1인 시위를 비롯해 대규모 집회, 상경 시위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석탄공사 노조는 25일 원주 본사에서 회의를 열고 총파업 찬반 투표 일정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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