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정운호 브로커 “靑 수석, 걔도 내가 나오라면 나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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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 입수 ‘李씨 2014년 대화 원본파일’서 추가로 드러난 의혹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51·수감 중)의 정관계 로비를 맡은 핵심 브로커로 알려진 이모 P사 대표(56·수배 중)가 2014년 고교 동창과 나눈 대화 녹취는 1시간 27분짜리 원본 파일과 10여 개의 휴대전화 통화 파일에 담긴 것으로 9일 확인됐다. 본보가 입수해 분석한 이 파일에는 이 대표가 당시 A 대통령수석비서관과 정부 부처 B 차관의 이름을 직책 없이 부르며 전화를 하는 등 친분을 과시하고, 검사장 출신 전관 변호사를 통해 자신의 사업을 방해하는 사람에게 검찰이 벌금을 물게 했다는 말까지 등장해 파문이 예상된다.

녹음 파일에 따르면 2014년 10월 19일 지방에서 고교 동창과 대화를 나누던 도중 이 대표에게 당시 정부 부처 B 차관이 휴대전화로 먼저 전화를 걸어온다. B 차관은 현재 20대 국회 새누리당 당선자다. B 차관과 반말로 대화를 하던 이 대표는 청와대 A 수석의 성명을 직책 없이 부르며 “○○○이도 나오라고 할까. 저번에 보자고 해서 봤어. 내가 보자고 하면 봐, 걔도”라고 말했다. A 수석이 이 대표와의 친분이 알려진 직후 “이 대표의 고교 동문 모임에서 한두 번 본 사이”라고 해명한 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상황이다.

그러면서 B 차관과의 약속 날짜를 그 다음 수요일(같은 해 10월 22일로 추정)로 잡자고 하면서 “우리끼리 일단 붙어봐”라고 했다. 또 당시 B 차관의 부처가 대형 이슈에 휘말렸다가 잠잠해진 것을 염두에 둔 듯 “너네 ○○부 일도 정리 잘됐잖아”라는 말까지 덧붙인다.

한국전력 관련 사업을 준비 중이던 P사의 방해세력이 형사처벌을 받도록 했다는 정황도 새롭게 등장한다. 그는 “한전과 밀접한 관계로 인해 200만 가구를 우리가 가는 것으로 했는데, 기술 표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해서 (내가) 소송이 걸렸어”라고 말한다. 이어 그는 “○○○ 이사를 시켜서, 검찰에 명예훼손으로 고소해서 벌금 300만 원 때렸어. 우리가 백이 좋지 않나. H(검사장 출신)부터 S 검사장(당시 변호사)까지 쫙 있으니까”라고 자랑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검사장 출신 S 변호사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이 씨는 개인적으로 알지 못하고 그 사람과 관련되거나 부탁받은 사건을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원본 파일의 일부를 발췌한 기존 녹취록에는 “갈고리로 찍어 공직기강비서관실을 시켜서 완전히 주저앉히겠다. 요것들 그대로 두면 안 되겠다”는 발언만 등장했을 뿐 구체적인 사건 처리 과정은 등장하지 않는다. 이 대표가 변호사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사건을 무리하게 처리한 것이 사실이라면 논란이 커질 수 있는 대목이다.

청와대 인사와 정부 부처 공직자 외에 다른 정치인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국회의원 등을 지낸 P 씨에 대해 “그 인간도 잘됐잖아”라고 말한 대목이 등장한다. 휴대전화로 대화할 당시 이 대표는 빚을 갚으라고 독촉하는 고교 동창에게 “돈 갚으려고 했는데, 돈을 주기로 했던 정운호 그 ××놈이 구속이 되어 버렸어. 알지, 네이처”라고 말하기도 했다.

권오혁 hyuk@donga.com·배석준 기자
#정운호#네이처리퍼블릭#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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