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코파이 봉지에 지폐 숨겨 137억 원 필리핀으로 밀반출한 일당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9일 14시 46분


서울지방경찰청 관광경찰대. 초코파이 봉지에 넣어 130억 원대 달러를 밀반출한 필리핀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광경찰대. 초코파이 봉지에 넣어 130억 원대 달러를 밀반출한 필리핀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초코파이 봉지에 지폐를 숨겨 공항 검색대를 통과하는 수법으로 달러를 밀반출한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광경찰대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번 외화를 불법으로 반출한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로 필리핀인 M 씨(40)와 G 씨(32)를 구속하고 필리핀인 모집책 Z 씨(39)와 범행 장소를 제공한 한국인 환전업자 권모 씨(57·여)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국내에서 통장을 개설할 수 없는 불법 체류자나 외화 송금 수수료를 아끼려는 외국인 근로자에게 접근해 2009년부터 외화를 불법 반출했다. M 씨는 20년 동안 국내에 불법 체류하면서 2009년부터 필리핀인 노동자의 돈을 불법으로 본국의 지인들에게 전달하고 한 달 평균 400만 원의 수수료를 챙겼다. 그는 라면이나 초코파이처럼 은박지로 포장된 식품 안에 지폐를 숨길 경우 공항 보안 검색에 잘 걸리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해 100달러짜리 지폐 최대 30장을 초코파이 봉지에 넣은 뒤 필리핀으로 출국하는 운반책이 이를 전달하도록 하는 수법을 썼다. 이들이 이렇게 7년여에 걸쳐 밀반출한 현금 규모는 130여억 원에 이른다.

M 시는 중간 모집책 Z 씨를 통해 불법 송금을 원하는 필리핀인 외국인 근로자들을 모은 뒤 Z 씨에게는 송금의뢰인 1명 당 5000원을 주고 지폐를 넣은 초코파이를 운반한 G 씨에게는 운반할 때마다 30만 원을 줬다. 경찰은 M 씨를 상대로 송금 의뢰자를 모집하고 외화를 밀반출한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는 한편 또 다른 운반책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

김단비기자 kubee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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