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관학교 특채 ‘유신 사무관’ 역사 속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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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7년 도입… 12년간 784명 선발, 마지막 현직 20여명 2017년 퇴직

40년 전 유신정권의 산물인 ‘사관 특채’ 출신 관료들이 내년을 마지막으로 모두 정년퇴직한다. 사관 특채는 사관학교 출신의 대위를 행정부 사무관으로 선발한 제도다. 흔히 ‘유신 사무관’으로 불린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지시로 1977년 처음 선발이 시작돼 1988년 노태우 대통령이 폐지하기까지 12년간 이어지며 총 784명을 뽑았다.

행정자치부 관계자는 “육사 37기인 마지막 사관 특채(11기) 출신 20여 명이 내년이면 모두 정년을 맞아 공직을 떠나게 된다”고 25일 밝혔다. 도입 당시 명분은 국가관이 투철한 장교들을 행정에 투입해 일종의 ‘자극제’로 삼겠다는 것. 하지만 실제로는 위관급 장교들의 인사 적체에 따른 불만을 해소하기 위한 방편에 가까웠다는 평가다.

첫 5년 동안 한 해 100명이 넘는 장교들이 유신 사무관으로 선발됐다. ‘군부 정권의 전리품’, ‘워커(군화) 신은 공무원’이라는 비아냥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들과 승진 경쟁을 벌이게 된 정통 행정 관료들은 경계심을 감추지 않았다. 하지만 이들이 공직 사회에서 그 나름의 리더십과 추진력을 발휘해 ‘소금’ 역할을 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사관 특채 출신의 한 공무원은 “특혜 논란과 유신 사무관이라며 평가절하하고 견제하는 시선을 극복하기 위해 더욱 열심히 일했다”고 말했다.

사관 특채 출신 중에서 고위직에 오른 이는 이일수 전 기상청장과 문승국 전 서울시 행정2부시장 등이 있다. 장관급은 없다. 선출직으로는 권경석 전 의원(17·18대)과 문병권 전 서울 중랑구청장, 구본영 천안시장이 있다. 사관 특채 공직자 모임인 한길회는 다음 달 제도 시행 40주년을 맞아 ‘한길 40년’을 발간할 예정이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유신정권#사관학교#특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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