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100]“글로벌시대, ‘우물 안 개구리’는 거부한다…내 경쟁상대는 전 세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28일 09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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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 국제학과

해외 단기연수 프로그램인 존스 홉킨스 국제대학 SAIS에 참가한 경희대 국제학과 학생들이 수료증을 들어 보이며 현지 교수들과 기념사진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해외 단기연수 프로그램인 존스 홉킨스 국제대학 SAIS에 참가한 경희대 국제학과 학생들이 수료증을 들어 보이며 현지 교수들과 기념사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

국제화는 이제 낯선 단어가 아니다. 정보뿐만 아니라 자본, 상품, 노동 등을 자유롭게 주고받고 있고, 정치, 외교, 경제, 문화 등의 분야에서도 국제화는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경희대학교 국제학과 주효연 교수는 “국제사회에서 일어나는 복잡다기한 일들을 파악하고 이해하기 위해서는 외국어 능력을 기본으로 삼아 정치학, 경제학, 사회학 등 인접 사회과학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겸비한 인재가 절실히 필요하다. 이를 위한 특성화된 국제전문가를 배출하는 학과가 바로 국제학과”라고 밝혔다.

국내 대학 중 교육국제화 부문의 선두주자인 경희대 국제학과는 학교를 대표하는 특성화학과로 집중지원을 받아 왔다. 그 역량을 인정받아 교육부 수도권대학 특성화사업(CK-II)에 선정돼 매년 10억 원의 지원금을 받아 글로벌 인재 양성사업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국제학과는 더 많은 학생들에게 질 높은 국제화 교육과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장단기 해외연수, 교환학기, 국내외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전 세계 380여 개 대학과 교류 및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경희대 국제학과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실질적인 국제화 지원 프로그램이다.

북미지역은 스탠퍼드대(스탠퍼드 아태연구센터 교수진 수업과 실리콘밸리 방문), 존스홉킨스대(국제학 세계 랭킹 1위인 존스홉킨스 국제대학 교수진 수업과 동부 투어), 펜실베이니아대(정치외교학과 교수진 수업과 미국 동부 비영리 단체 방문), 버클리대(최대 1년간 교환학생), 데이비스대(최대 1학기 교환학생) 등에서 받을 수 있는 장단기 연수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유럽지역은 독일 오스나브뤼크대(최대 3학기 복수학위 연수), 네덜란드 마스트리히트대(최대 1년 교환학생) 등에, 동아시아 지역은 일본 오사카대, 중국 푸단대 등에 학생들을 파견하고 있다.

해외 인턴십 프로그램도 눈에 띈다. 항공료와 생활비를 포함한 경비 일체를 지원하는데, 그중 워싱턴센터, 텍사스대, 유엔 인턴십은 선망의 대상이다.
워싱턴센터 인턴십(15주)에 선발된 학생은 워싱턴 DC에 있는 미국 정부기관, 기업 및 국제기관에서 일하면서 각종 포럼에도 참여할 수 있다. 텍사스대 인턴십(8주)은 국제협력 및 개발협력 단체에서, 유엔 인턴십(1~2학기)은 뉴욕, 제네바, 방콕 등에 있는 유엔 사무국에서 인턴으로 근무하게 된다.

경희대 국제학과에서 매년 개최하는 KIMUN(Kyunghee International Model United Nations) WORKSHOP 단체사진. KIMUN WORKSHOP은 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모의 유엔 활동에 대한 교육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경희대 국제학과에서 매년 개최하는 KIMUN(Kyunghee International Model United Nations) WORKSHOP 단체사진. KIMUN WORKSHOP은 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모의 유엔 활동에 대한 교육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국제학과 봉사동아리 Volunteer KIC(Kyunghee International College)는 라오스 국립대와 제휴를 맺고, 매년 40여 명의 학생이 현지에서 사회공헌과 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외에도 모의 유엔회의, 모의 G20 회의 등 각종 모의 국제회의 등을 개최하고 있다.
30여 명의 교수진을 갖춘 경희대 국제학과는 강의는 물론이고 질문과 답변까지 모든 전공 수업을 100% 영어로 진행한다. 국제대학원과 함께 둥지를 튼 국제학관은 많은 외국인 학생과 교수가 이용하고 있어 국제화를 촉진하는 교육 환경을 갖추고 있다.

교과과정은 크게 네 분야. ①국제관계 ②국제경제 ③글로벌 비즈니스 ④동아시아 지역학을 결합한 융복합 교육이다.
1학년 때는 전공 기초 과목(정치학, 경제학, 국제관계학 입문 등)을 배우고, 2학년 때는 전공 필수 과목을 4가지 세부전공으로 나누어 배운다. 이때 학생들은 자신이 어떤 분야에 더 적성이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3학년과 4학년 때는 본인이 선택한 트랙에 맞춰 고급과목을 수강한다. 별도로 개설한 대학원 수준의 심화트랙(Honor Class)을 이수한 학생은 학장 명의의 영예졸업 인증서를 받게 된다.
국제대학원과 협업하고 있는 학사-석사 연계 프로그램도 활용할 수 있다. 총 10학기(학사 7학기, 석사 3학기)로 구성된 이 과정을 이용하면 5년 만에 학사와 석사(국제관계학, 국제통상협력학, 국제경영학, 국제개발협력학) 학위를 모두 받을 수 있다.

융합과 복합은 문과, 이과 계열 간뿐만 아니라 같은 계열 내에서도 유용하다. 좋은 예가 바로 주 교수다.
“박사과정(보스턴대 경제학과) 때 산업조직(Industrial Organization) 하나만 전공으로 고려하던 저에게 지도교수께서 국제무역(International Trade)을 함께 전공하면 잡 마켓(Job Market)에서 더 많은 러브콜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해 주셨습니다. 실제로 북미와 아시아 여러 대학에서 교수 임용 인터뷰를 할 정도로 제 박사학위 논문이 좋은 평가를 받았는데, 글로벌 시대를 내다본 참 고마운 ‘길 안내’였습니다.”

졸업생들의 진출 분야는 학과의 특성을 반영하듯, 무역회사에서 국제기구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 주로 국제무역업, 제조업, 금융업, 법률 사무 업종에 종사하고 있다. 최근에는 정부나 공공부문의 다양한 연구 기관, 해외 패션 및 디자인기업, 컨설팅 및 서비스업으로의 진출도 늘고 있다.

인터뷰를 마치고 포즈를 취한 경희대 국제학과 이정혁 씨(4학년), 박정민 씨(4학년), 주효연 교수, 최윤인 씨(대학원 1학년·오른쪽부터).
인터뷰를 마치고 포즈를 취한 경희대 국제학과 이정혁 씨(4학년), 박정민 씨(4학년), 주효연 교수, 최윤인 씨(대학원 1학년·오른쪽부터).


이 학과는 재학생의 적성개발과 진로탐색을 위한 진로/취업동아리(JIVs)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학과 차원에서 진로개발과 취업지도, 글로벌 기업 취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직무분석, 기업분석, 역량진단 등을 통해 취업에 필요한 로드맵을 제공하고 있다.
이외에도 실무 전문가 취업 특강과 학생 창업 프로그램도 학생들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취업률이 2015년 1월 기준 67%를 기록했다. 이는 다른 사회과학 관련 학과에 비해 상당히 높은 편이다.

Volunteer KIC 단장을 맡고 있는 박정민 씨(4학년)는 “국제학과에서 여러 분야를 배우고 경험하면서 내 꿈은 외교관에서 JP모건 같은 세계적인 투자은행에서 일하는 것으로 바뀌었다”며 “글로벌 비즈니스 심화트랙을 통해 더욱 전문적인 지식을 얻어가며 제 목표에 한발씩 다가가고 있다”고 말했다.

경희대 국제학과(정원 120명/수시 60명, 정시 60명)의 입학성적은? 과학 과목을 제외하고 국어, 영어, 사회, 수학의 내신 성적을 전반적으로 평가하는데, 최근 3년간 수시 합격자의 커트라인은 1등급 후반.
정시 수능 우수자 전형도 과학탐구를 제외하고 다른 영역의 대부분이 1등급 후반에서 2등급 이내가 합격선이다. 경희대 국제캠퍼스 내에서 입학성적이 가장 높은 편. 그래서 성적 우수 신입생에게 주는 입학 장학금을 대부분 국제학과가 받을 정도다.

경희대 국제대학(국제학과)의 졸업식 모습. 오른쪽 박사모와 가운 차림을 한 사람이 박한규 경희대 국제대학원장 겸 국제대학장.
경희대 국제대학(국제학과)의 졸업식 모습. 오른쪽 박사모와 가운 차림을 한 사람이 박한규 경희대 국제대학원장 겸 국제대학장.


뉴질랜드에서 고교를 졸업하고 영어특기자 전형으로 입학한 이정혁 씨(4학년)는 TOEIC 만점과 면접을 통과해 합격했다. “국제개발 전문가로서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고 싶다”는 이 씨는 “국제대학원 국제개발협력학과와 경희국제개발컨설팅(KODAC)은 학문적 지식과 실무적 경험을 동시에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다음 학기부터 학석사 연계 과정을 밟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풍부한 장학금도 빼놓을 수 없는 자랑거리다. 성적 우수학생 장학금을 비롯해 모범장학금, 학석사 연계과정 장학금, 수도권대학 특성화사업(CK-II) 장학금, 글로벌 인재 양성 장학금, 영어강의 도우미 장학금 등 2014년에 학생들에게 지급한 총 장학금은 학생 1인당 연간 등록금 629만 원의 46%. 이는 국내 대학에서 가장 많은 장학금 지급액으로 집계됐다.

이세돌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바둑대결은 우리에게 여러 가지 화두를 던졌다. 그중 하나는 ‘창의 융합형 인재’의 중요성이다.
주 교수는 “글로벌시대의 경쟁상대는 전 세계다. 눈앞에 보이는 학교 친구, 직장 동료만 이기면 된다는 ‘우물 안 개구리’는 살아남을 수 없다. 자신이 진정 즐기며 일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내고 더 넓은 세계에서 경쟁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영식 콘텐츠기획본부 전문기자(동아일보 대학세상 www.daese.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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