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뽕·비아그라 팔아요” 中서 12억 원 어치 들여와 판매한 일당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20일 17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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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12억 원 상당의 마약류 등을 들여와 불법으로 판매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중국에서 마약류의 일종인 GHB(일명 ‘물뽕’)와 비아그라, 여성흥분제 등을 들여와 국내에 불법으로 유통한 혐의로 총책 김모 씨(41)를 구속하고 배송을 담당한 박모 씨(41)와 구매자 윤모 씨(43)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0일 밝혔다.

김 씨는 지난해 3월부터 약 1년간 이메일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물뽕과 비아그라, 최음제를 판다”는 광고를 내고 택배를 통해 판매한 혐의다. GHB는 액체 상태로 주로 물이나 술에 타서 마시기 때문에 ‘물에 탄 히로뽕’이라는 뜻의 은어인 ‘물뽕’으로 불린다. 성범죄에 악용되는 경우가 많아 ‘데이트 강간약’으로 불리기도 한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씨는 광고메일을 보고 구매를 신청한 사람들 800여 명에게 GHB 한 병당 32만 원을 받고 판매했다. 공급은 김 씨의 친형(44)이 맡았다. 형이 중국에서 GHB를 1L 단위로 포장해 국제택배로 보내면 동생은 이를 12mL짜리 용기에 옮겨 담았다. 이는 약 10회 투약분이다.

김 씨의 친구인 박 씨는 택배 배송을 담당했다. 이들은 경찰 추적을 피하기 위해 전화번호가 노출되지 않도록 주문은 인터넷으로만 받고, 중국에서 원료를 받을 때에도 무인택배함을 이용했다.

윤 씨 등 구매자들은 대부분 30~40대 남성 회사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경찰조사에서 비아그라는 효능이 없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번에 검거되지 않은 김 씨의 친형에게도 체포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광고발송·주문접수 등을 도왔지만 신원이 아직 밝혀지지 않은 판매책과 다른 구매자들에 대한 수사도 이어갈 계획이다.

홍정수기자 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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