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교수 “세월호 희생자, 생각하는 습관 없어 사고 당해” 발언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16일 23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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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텍 교수가 강의 도중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가리켜 “생각을 하는 습관이 없어 사고를 당했다”고 말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파문이 일자 대학 측은 해당 교수를 수업에서 하차시켰다.

16일 포스텍 총학생회 등에 따르면 ‘대학생활과 미래설계’ 수업을 맡은 포스텍 컴퓨터공학과 홍모 교수는 9일 강의에서 “세월호 사건에서 단원고 학생들이 사고를 당한 이유는 생각하는 습관이 없어 선박 관리자의 지시를 아무 생각 없이 믿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나가야 할지 아닐지 자신이 생각하지 않으면 단원고 학생들과 같은 일을 당할 수 있다”고도 했다. 이 수업은 모든 신입생이 들어야 하는 필수 교양과목이다.

문제의 발언은 10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 내 익명 커뮤니티인 ‘포항공대 대나무숲’을 통해 외부에 알려졌다. 이 글을 올린 학생은 “세월호 사건으로 소중한 친구를 잃을 사건으로서 그 이야기를 용납하기 힘들었다”고 지적했다.

이후 총학이 해당 발언을 문제 삼으며 공개 사과를 요구하자 홍 교수는 15일 학교 자유게시판에 “학생들이 상처를 받았다니 유감이고 미안하다”고 썼다. 그러면서도 “나로서는 납득 안 되는 상처지만 학생들이 상처라 하니 그러려니 생각하겠다”고 덧붙여 오히려 반발을 샀다.

포스텍은 16일 해당 수업의 담당 교수를 교체하고 사과문을 발표해 “세월호 희생자와 유족들께 아픈 상처를 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강의 중 발언과 내용에 대해 더욱 신중을 기하도록 주의하겠다”며 수습에 나섰다.

김호경기자 whalefish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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