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간병’ 서울 대형병원으로 확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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鄭복지 “상급병원 4월 앞당겨 도입”… 보호자 대신 24시간 돌봄서비스
환자부담금 기존 하루 8만원서… 4000원∼2만원으로 줄어들듯

2일 오후 2시 인천 중구 인하대병원 12층. ‘보호자 없는 병동’으로 운영되는 이곳 복도 간호데스크에서 ‘삐비삑’ 하는 벨소리가 울렸다. 간호사는 하던 일을 멈추고 어느 병실의 점멸등이 켜졌는지 고개를 들어 확인했다. 누군가가 병실에서 ‘콜벨’을 누른 것이다.

“일어나서 움직이고 싶은데, 허리보조기가 느슨해진 거 같아요.”

열흘 전 허리수술을 받은 환자 조모 씨(65)였다. 담당간호사는 보조기를 조 씨의 허리에 맞춰 조였다. 간호사는 “콜벨 잘 누르셨어요. 일어설 때는 꼭 보조기 착용하세요”라고 말했다. 환자 7명당 1명씩 배치된 간호사들은 30분마다 병실을 돌며 환자가 침대에서 떨어질 위험은 없는지, 불편해하지 않는지 수시로 확인했다.

상급종합병원 중에서 인하대병원만 도입했던 간호간병통합서비스가 4월부터는 서울의 일부 대형병원으로도 확대된다. 이 서비스는 간병인이나 보호자 대신 간호사나 간호조무사가 환자의 식사 수발이나 목욕 등 간병서비스를 24시간 제공하는 제도.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은 2일 상급종합병원의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추진 시기를 4월로 앞당긴다고 밝혔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현재 전국 116개(176개 병동) 병원에서 시행 중인데, 복지부는 올해 말까지 서울지역 상급종합병원을 포함해 400개 기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2013년 하반기 국가 시범사업으로 시작된 이 서비스는 지난해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다. 따라서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받아도 입원료 본인부담액은 6인실 기준으로 하루 1만8130∼2만2150원 정도. 중증질환자 등의 진료비 본인부담금을 감경해주는 산정특례를 받으면 비용이 4000원까지 줄어든다. 간병인을 쓸 경우 하루 7만∼8만 원이 드는 것과 비교하면 부담이 크게 주는 것.

인하대병원에서 척추수술을 받아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받고 있는 김양민 씨(66)는 “수술을 받고 힘이 없을 때, 간호사가 식사도 도와주고 소변도 받아줬다”며 “보호자가 없어도 불편함을 별로 못 느끼고 비용도 줄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선 현장에서는 간호사의 업무 부담이 지나치게 커지고 있다. 황규정 인하대병원 수간호사는 “허드렛일을 하는 게 간병이라는 잘못된 인식 때문에 간호사에게 막무가내 주문을 하는 환자가 많다”고 지적했다. 일부 환자는 동전 교환, 커피 타기, 물건 구매 등 과도한 요구를 해 마찰을 빚기도 한다. 정부는 서울의 대형병원 등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환자 5∼6명당 간호사 1명을 배치할 계획이지만, 이보다 환자에게 제도의 취지를 정확히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김정민 인턴 기자·인하대 의학전문대학원
#대형병원#간호간병통합서비스#환자부담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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