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이 직무와 관련된 외부인과 골프는 물론 화투 카드 등도 금지하는 행동강령을 만들었다. 금품이나 청탁이 오갈 수 있는 접촉을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작년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청렴 무결점 운동’에 나섰다. ‘청렴은 나로부터 비롯된다’의 줄임말인 ‘청나비’ 명함을 만들어 신고 전화번호를 넣었다. 2014년에는 교사가 10만 원 이상의 촌지를 받으면 파면 또는 해임하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한다고 했다.
하지만 작년 초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부모로부터 현금과 상품권 등 460만 원을 받은 교사가 적발됐다. 작년 말에는 서울에서 평균자책점이 9점대인 고교 야구선수가 타율 4할대 선수를 제치고 명문대에 합격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학부모들은 교육 현장의 이런 비리 소식을 접할 때마다 시교육청은 뭐하는 곳이냐고 목소리를 높인다.
시교육청이 국민권익위원회가 작년 말 공표한 청렴도 조사에서 전국 17개 교육청 중 꼴찌가 된 것은 학부모들의 낮은 평가가 결정적이다. 시교육청은 2014년에 15위를 했을 뿐 2012, 13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다. 해마다 청렴도를 높이겠다고 요란하게 대책을 발표했지만 효과는 없었던 셈이다. 시교육청은 전국 교육청 중 두 번째로 많은 1300개의 초중고교를 거느려 부패 예방이 어렵다고 토로한다. 하지만 초중고교가 950개 더 많은 경기도교육청이 3계단 위에 있는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학부모 학생 등 교육 수요자의 눈높이가 그런 핑계를 허용하지 않을 만큼 높아졌다.
시교육청의 이번 행동강령으로 청렴도가 크게 개선되길 기대하긴 어렵다. 부패만큼은 막겠다는 단호한 자세 없이는 ‘무능한 진보’를 보는 우리 사회의 시선이 더욱 따가워질 것이다. 교육 현장의 부패는 불신을 낳고 교육의 근간마저 무너뜨린다는 점을 조 교육감부터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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