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산업부와 기술지원 협약… 자동차-환경 등 9가지 기술 전수
한국기업 진출 유리한 고지 선점
한국기계연구원과 베트남 산업통상부 관계자들이 1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기술 사업화를 위한 협약을 체결한 뒤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한국기계연구원 제공
한국기계연구원이 베트남에 맞춤형 선진 기술을 지원하고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 길을 열었다. 연구역량과 기술을 바탕으로 전략적으로 국제 협력 관계를 맺은 뒤 글로벌 기계기술 시장 진출을 위해 지난해부터 추진한 ‘글로벌 전략’이 본격적인 결실을 맺기 시작한 것이다.
○기술 지원 통해 시장 진출까지
기계연구원은 1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베트남 산업통상부(MOIT)와 기술 사업화에 관한 협약을 체결했다고 23일 밝혔다. 한-베트남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에 맞춘 발 빠른 걸음이다. 기계연구원은 이번 협약을 통해 자동차 환경 에너지 등의 분야에 걸쳐 9가지 기술을 전수하고 이를 베트남 정부가 다시 현지 중소기업에 이전하면 기술 가치를 평가하는 노하우를 제공할 예정이다. 베트남 산업통상부 레흐우푹 국제협력국장은 “중국 다음으로 경제성장 속도가 빠른 베트남에서는 증가하는 산업현장의 기술적 요구를 자체적으로 충족시키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기계연구원의 기술사업화가 베트남 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지원의 대가로 베트남은 한국 기업의 베트남 진출을 적극 도울 예정이다. 이번 협약을 계기로 이미 기계연구원 연구소기업 한 곳이 베트남 조폐공사에 장비 수출을 약속받고 선적을 준비 중이다. 기계연구원 관계자는 “연구소 기업 4곳과 패밀리 기업 54곳이 이번 협약을 계기로 베트남 시장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고 말했다.
○ “글로벌 기계 시장으로 나간다”
기계연구원은 지난해부터 ‘글로벌 국제협력’을 연구원의 핵심 전략 가운데 하나로 설정해 미국과 동남아 등 해외시장으로 발길을 넓혀왔다. 우선 자체적으로 개발한 도시형 자기부상열차 기술 등 우수한 기술을 미국과 러시아 인도네시아 등 해외로 수출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현재 미국 플로리다 주의 마이애미비치와 마이애미 시, 마이애미 데이드카운티 등 3개 지방자치단체의 약 30km 구간에 도시형 교통수단으로 자기부상열차를 수출하는 방안을 적극 타진하고 있다. 이들 자치단체는 승차감과 비용 측면에서 기계연구원의 자기부상열차에 큰 호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의 프라운호퍼 연구소와 아헨공대, 미국의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코네티컷주립대, 스위스의 파울 슈어러 연구소(PSI), 벨기에의 반도체 연구소(IMEC), 일본 도쿄공대 등 선진 연구기관과 공동 연구 및 인적 교류를 확대하고 있다.
베트남과 필리핀 등 개발도상국에 맞춤형 기술을 제공하고 국내 기업의 진출을 돕는 것 역시 이런 글로벌 전략의 하나다. 베트남에는 현지 정부가 세계은행의 지원을 받아 설립을 준비 중인 베트남 판 기계연구원(Core Tech. Lab)의 설립에 대해 조언도 하고 있다.
임용택 기계연구원장은 “베트남이 산업발전 단계상 어떤 기술을 필요로 하는지 우리가 먼저 찾아내 접근하는 적극적인 글로벌 전략을 폈다”며 “한-베트남 FTA 발효에 따라 베트남의 기계기술 관련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기 때문에 연구원의 역할이 보다 중요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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