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임된 김문기 前 상지대 총장, 돈으로 학생회 간부 매수 의혹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23일 15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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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임된 김문기 전 상지대 총장(83)이 단과대 학생회 간부들을 매수하려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을 빚고 있다.

23일 상지대 총학생회에 따르면 21일 낮 12시경 김 전 총장과 한의대 학생회 간부들의 면담이 이뤄졌다. 이날 면담은 2017년 교육부의 한의대 인증평가 통과를 위해 한방병원 분원이 절실한 상황에서 한의대 학생회가 강릉의 김 전 총장 소유 병원 건물을 상지대 명의로 변경해줄 것을 요구해 이뤄졌다.

이 자리에서 김 전 총장은 “(자신에 대한) 지지 성명을 언론에 내주고 소요를 일으키는 다른 학생들을 평정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면 한방병원(분원 명의 변경)을 왜 안 하겠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지 뒷주머니에서 5만 원권 다발을 꺼내 학생들에게 건넸다는 것이 총학생회 주장이다. 그러나 학생들은 “돈을 받을 이유가 없다”며 거절했다. 학생들은 김 전 총장이 건넨 돈을 5만 원권 100장(500만 원) 이상으로 추정했다.

김세중 한의대 학생회장은 “명백한 매수 시도로 느꼈다”며 “학생들의 요구에 이런 식으로 대응하는 김 전 총장에게 너무 실망했고 앞으로 학생회장으로서 만날 일이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전 총장은 “터무니없는 말이다.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재용 상지대 총장 직무대행은 “로비를 하려고 했다면 공개적인 자리에서 했겠느냐”며 “고생하는 학생들에게 용돈 차원에서 성의 표시를 하려고 했는데 학생들이 정중히 거절했고 일부 학생이 이를 (매수로) 왜곡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총장으로 복귀했던 김 전 총장은 올 7월 교육부 종합감사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이유로 해임됐다. 그러나 학생회는 “김 전 총장 세력이 학교에 남아있어 여전히 학교 운영권을 장악하고 있다”며 이사회 전원 사퇴 및 교육부 임시이사 파견, 본부 보직자 사퇴, 학생 교수 교직원 부당징계 철회 등을 요구하면서 학교 측과 갈등을 겪고 있다.

원주=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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