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화환 대신 쌀로 축하해주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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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대 총장배 태권도대회… 607포대 모아 천안시에 전달

구본영 충남 천안시장(왼쪽)이 16일 백석대에서 열린 전국태권도대회를 마친 뒤 학교 측이 모은 쌀 607포대를 전달받고 있다. 백석대 제공
구본영 충남 천안시장(왼쪽)이 16일 백석대에서 열린 전국태권도대회를 마친 뒤 학교 측이 모은 쌀 607포대를 전달받고 있다. 백석대 제공
‘꽃보다 쌀.’

16일 충남 천안시 동남구 문암로 백석대 체육관은 마치 쌀 전시장처럼 보였다. 체육관 한 쪽에 쌀 포대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기 때문이다.

이날 체육관에서는 제3회 백석대 총장배 전국태권도대회가 열렸다. 유치부 및 초중고등부, 대학 및 성인부, 가족부 등 전국에서 150개 팀 2000여 명이 참가한 대규모 대회였다. 중부권 최대 규모의 태권도 대회인 만큼 매년 대회 때만 되면 체육관은 기관 및 단체, 기업체, 개인 등이 보낸 화환들로 가득 찼다.

하지만 대회 주최 측인 스포츠과학부 교수들은 이번 대회부터는 화환 대신 쌀로 축하해줄 것을 요청했다. 태권도인들만의 축제를 넘어 지역사회의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는 축제로 변신해 보자는 취지에서다.

그 결과 무려 607포대(20kg 기준)나 모아졌다. 교수들의 이런 뜻을 이해하고 더 많은 기업과 단체 등이 참여했기 때문이다. 가격으로는 3000만 원어치에 달했다.

백석대 측은 이렇게 모인 쌀 전부를 이날 구본영 천안시장에게 전달하고 천안에 거주하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고 요청했다.

스포츠과학부 김범준 학부장은 “태권도 정신이야말로 누군가를 해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수련과 누군가를 보호하기 위해 시작됐다. 과거 우리들만의 축제가 모두에게 기쁨을 주는 축제가 돼 기쁘다”고 말했다.

최갑종 백석대 총장도 “어려운 이웃에게 기쁨을 주는 것은 대학의 설립 취지 중 하나인 ‘이웃과 함께하는 대학’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천안=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쌀#백석대#607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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