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서야… ‘위안부’ 제대로 가르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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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日 역사왜곡 강력 대응”… 초중고생 교재 4월 중순 배포
동영상 등 통해 일본군 만행 고발

위안부 할머니 찾아온 베트남전 학살사건 생존자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1173차 수요집회 때 베트남에서 온 응우옌티탄 씨(55·여·오른쪽)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동 할머니의 손을 잡으며 
위로하고 있다. 응우옌티탄 씨는 베트남전 당시 일어난 민간인 학살사건의 생존자 가운데 한 명으로 알려졌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위안부 할머니 찾아온 베트남전 학살사건 생존자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1173차 수요집회 때 베트남에서 온 응우옌티탄 씨(55·여·오른쪽)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동 할머니의 손을 잡으며 위로하고 있다. 응우옌티탄 씨는 베트남전 당시 일어난 민간인 학살사건의 생존자 가운데 한 명으로 알려졌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일본군 위안부에 대해 알고 있나요?”

(학생 1) 그런 할머니가 있다고요? 몰랐어요.

(학생 2) 위안? 마음의 상처를 달래는…?

35분짜리 교육용 동영상은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시작한다. 질문을 받은 초등학생들은 잘 알지 못하는 내용에 당황하며 대답을 주저한다. 이내 검버섯이 가득한 할머니의 얼굴이 영상에 비친다. 추운 날씨에도 수요시위 현장에 나온 ‘위안부 할머니’들의 모습이다. 10대 소녀시절 위안부로 끌려가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입은 할머니들의 눈물이 주름 사이로 흐른다. 영상은 ‘일본군 위안부-아프지만 꼭 알아야 할 이야기가 지금 시작됩니다’라는 자막과 함께 본격적으로 ‘위안부 바로 알기’ 교육을 시작한다.

이 영상은 여성가족부와 교육부가 일본 정부의 역사 왜곡에 대응하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확산시키기 위해 마련한 학습 보조교재의 일부다.

여성가족부는 ‘일본군 위안부 바로 알기’ 교육 교재를 4월 중순경 배포할 예정이라고 8일 밝혔다. 교재 집필에는 한일역사교류회와 현직 교원들이 참여했고, 동북아역사재단 등 관련 연구자들이 감수를 맡았다. 서울지역 고등학교의 역사를 담당하는 K 교사는 “주교재의 위안부 관련 설명이 부족해 늘 개인적으로 준비한 보조교재를 활용할 수밖에 없었다”며 “이미 나왔어야 할 부교재가 이제야 나온 것은 아쉽지만, 그래도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교재는 크게 초등학교 5, 6학년용, 중학교용, 고등학교용, 그리고 교사용 등 4종으로 나뉜다. 학생용은 워크북, PPT, 프레지(프레젠테이션 도구 중 하나로 필요한 부분 확대·축소 기능이 있음), 동영상 등으로 제작됐다. 연령별로 다루는 범위 역시 조금씩 다르다. 가령, 초등학생의 경우 ‘우리 주변의 위안부 할머니에 대해 알아보자’ 수준의 이야기를 다루지만, 고등학생이 되면 전쟁과 평화, 여성의 인권 등 보다 심화된 내용까지 들어간다.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은 “지난해 11월부터 교재 개발을 진행했고, 감수 결과를 반영해 최종 확정본을 낼 예정”이라며 “온라인 활용 자료는 4월 중순, 책자는 5월 초 배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선학교의 학생과 교사는 수업의 부교재로 사용하기 위한 이 자료들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e역사관(www.hermuseum.go.kr), 동북아역사넷 홈페이지(contents.nahf.or.kr)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한편 교육부는 2학기부터 일선 초중고교에서 역사 교육이 적극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이르면 다음 주부터 17개 시도 교육청 및 동북아역사재단과 공동으로 교사 연수를 실시하기로 했다.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번 교재 보급은 침략의 역사를 부정하고 미화하는 일본의 역사 왜곡에 강력히 대응하는 조치”라고 강조했다.

김수연 sykim@donga.com·김희균 기자
#위안부#역사왜곡#교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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