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 풍요로운 바다… 청년 귀어인의 꿈 넘치는 어촌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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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컨슈머]

전남 여수시 화양면에서 유어낚시와 수하식 굴양식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이영광 씨(32·사진)의 하루는 오전 2시 유어낚시 손님을 배에 태워 바다로 나가면서 시작된다. 매주 바다 낚시를 즐기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이 씨의 주말은 평일보다 더 바쁘다. 손님이 없는 날도 오전 5시면 직접 운영하는 굴양식장으로 향한다. 이 씨는 “답답한 도시 생활에 회의를 느끼던 중 높은 소득을 올릴 수 있는 굴 양식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며 “24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바쁘지만 지금 생활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경기 부천에 위치한 폐쇄회로(CC) TV 제작 업체에서 근무하던 이 씨가 귀어를 결심하고 실행에 옮긴 것은 불과 5년 전. 정부의 지원으로 대출받은 귀어귀촌 자금과 성공에 대한 의지 하나로 시작한 이 씨는 소형 배 두 척과 다수의 어장을 관리하는 청년 최고경영자(CEO)로 성장했다.

이 씨와 같이 어촌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귀어를 통해 고소득 수익 창출의 기회를 포착한 청년 귀어인들이 그렇다. 단순 생산에서 벗어나 전복 종패 양식, 인터넷 수산쇼핑몰 운영, 마을 공동체 중심의 낚시 어선업 운영 등 가공과 판매까지 포괄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전남도의 발표 자료에 따르면 전남 어촌으로 귀어한 사례는 총 257가구로 54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5년 사이 전복과 해조류 등 억대의 고소득을 올릴 수 있는 수산물을 생산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감소세로 전환된 귀농 가구의 추세와는 대조적이다. 또한 귀농 인구 상당수가 은퇴 이후 전원생활을 꿈꾸는 40, 50대라는 점과 달리 귀어인의 34%가 한창 일할 20, 30대라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전남 완도군 노화읍의 경우 한 학급으로 개설되었던 읍내 병설유치원이 현재 3학급까지 늘어났다. 이는 최근 이 지역에서 젊은층의 귀어귀촌이 얼마나 늘어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귀어귀촌의 불씨를 살려 어촌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 각종 지원 정책 등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단순 생산 위주의 1차 산업을 넘어 수산물을 가공·판매하는 2차 산업, 나아가 어촌 체험 및 관광, 축제 등 3차 산업이 융합된 형태로 어업을 확대, 발전시키고 있다.

정부는 청년층의 귀어를 권장하고 어업인들을 격려하기 위해 4월 1일을 ‘어업인의 날’로 지정하고 매년 기념식 행사를 열고 있다. ‘어업인의 날’은 1969년 4월 1일 ‘어민의 날’로 출발하여 이후 ‘권농의 날’, ‘농어민의 날’, ‘바다의 날’로 통합되었다가 어업인의 권익 향상과 자긍심 고취를 위해 2011년 부활했다. 해양수산부가 4회째 개최하는 이번 어업인의 날 기념식은 4월 1일 전남 여수시 여수세계박람회장에서 열리며, 다양한 분야에서 어업 발전에 기여한 21명이 유공자 포상을 받게 된다. 행사에는 어업인, 수산업계 종사자, 정부부처 및 지자체 관계자 등 약 1000명이 참석하여 자리를 빛낼 예정이다.

조창래 기자 chl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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