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촌 선생 60주기 추모사]“3·1운동 이후 의욕 잃은 백성 일깨워”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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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촌 김성수 선생 60주기 추모식]

이 용 훈인촌기념회 이사장前 대법원장
이 용 훈
인촌기념회 이사장
前 대법원장
지난해 2월 선생의 유지를 기리는 인촌기념회 이사장에 취임한 후 인촌전기를 읽으면서, 일생을 민족과 나라를 위해 헌신하신 데 대한 존경과 흠모의 마음이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일제의 신민으로 살아야 했던 시대, 나라를 잃어도 민족은 남아 있으니 누군가는 나서서 핍박받는 민족을 거두어야 했습니다. 젊은이들을 교육해 실력을 길러줘 독립자강의 바탕을 만들어야 했습니다. 선생이 그 역할을 하셨습니다.

선생은 학교와 신문사에 천하의 인재를 모았습니다. 송진우 백관수 장덕수 등 기라성 같은 인물들이 선생 주위에 모인 것은 우연한 일이 아닐 것입니다. 뒤에서 인재들을 돌본 분이지만 어려움이 있을 때는 직접 나서서 난관을 이겨냈습니다. 대공황 때 동아일보와 경성방직 사장을 맡으신 것과, 일제 말기 보성전문학교 교장 자리를 지키면서 청년교육에 헌신하신 것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경제성장과 민주화의 성취에도 불구하고 공동체가 해체위기에 빠져 있습니다. 오늘 선생의 영전에 모여 가르침을 구하는 것은 우리에게 부과된 역사적, 사회적 책임이 막중하기 때문이며 우리 사회의 가치를 새롭게 하기 위함입니다.

선생의 60주기를 맞아 연초에 인촌기념회와 동아일보사, 채널A, 고려대가 공동으로 심포지엄을 개최했습니다. 심포지엄에서 동아일보가 초창기부터 왜 정구와 수영 등 스포츠 종목에 심혈을 기울였는가를 짐작하게 하는 논문이 눈에 띄었습니다. 3·1운동이 실패로 끝나고 의욕을 잃은 백성을 일깨우기 위한 뜻이 아니었을까 생각했습니다.

선생의 애국정신은 이 사회에 영원한 빛으로 남아 우리의 앞날을 밝혀줄 것입니다. 민족의 스승이셨고 나라의 큰 어른이셨던 선생의 명복을 빌며 삼가 추모의 글을 올립니다.
#추모사#인촌#김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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