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물 불신 여전… 음용률 5% 그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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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물-정수기 물과 블라인드 테스트땐 선호도 비슷한데도…
시민네트워크 품질 알리기 팔걷어

경기 용인시에 사는 주부 강민주 씨(37)는 평소 먹는 샘물을 사서 마신다. 집에서 라면을 먹을 때도 수돗물이 아닌 먹는 샘물로 끓인다. 수돗물은 설거지와 빨래를 할 때나 사용한다. 수돗물에 딱히 문제가 있어서라기보다 왠지 찜찜한 느낌 때문. 강 씨처럼 수돗물을 그대로 마시기를 꺼리는 사회 분위기 탓에 우리나라의 수돗물 음용률은 5%에 불과하다. 영국(70%), 미국(56%), 일본(46%)에 비해 턱없이 낮은 비율이다.

수돗물시민네트워크는 이같이 낮은 수돗물 음용률을 높이기 위해 출범한 단체다. 환경운동연합과 녹색소비자연대, 한국환경공단 등 71개 단체가 참여해 9월 창립한 시민네트워크는 최근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관에서 열린 ‘제1회 대한민국 수돗물 시민토론회’를 계기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수돗물에 대한 불신 해소를 위해 토론회와 캠페인 등을 통해 우리나라 수돗물 품질의 정확한 정보 알리기에 나선 것이다.

수돗물홍보협의회가 2012년 20세 이상 시민 1만2000명을 대상으로 ‘수돗물을 식수로 사용하지 않는 이유’를 물었더니 ‘막연히 불안해서’라는 응답이 31.9%로 가장 많았다. ‘먹는 샘물을 사서 마시는 이유’에서도 수돗물에 대한 직접적인 불신의 비율은 높지 않았다. 같은 조사에서 시민들은 ‘국내외 유명업체가 생산하기 때문에’(32.5%), ‘생필품이기 때문에’(23.9%), ‘수돗물보다 비싸기 때문에 좋을 것 같아서’(11.7%), ‘주변 사람들이 마시기 때문에’(9.8%) 먹는 샘물을 찾는다고 대답했다. ‘수돗물을 믿을 수 없어서’라는 응답은 4%에 그쳤다.

시민네트워크는 수돗물에 대해 갖는 시민들의 막연한 불안감이 수돗물 품질에 대한 정보 부족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이를 적극 알리기로 했다. 시민네트워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수돗물 수질 검사 항목은 250가지로 미국(110가지), 일본(125가지)보다 더 많다. 이 같은 엄격한 수질 검사로 우리나라는 미국수도협회(AWWA)가 2009년 실시한 정수장 운영능력 평가에서 최고인 별 5개 등급을 받았다. 2012년 열린 세계물품질대회에서는 아시아국가 중 역대 최고 성적인 7위에 올랐다.

김순복 한국여성소비자연합 사무처장은 “수돗물과 먹는 샘물, 정수기 물을 놓고 블라인드 테스트를 했을 때 마시고 싶은 물로 선택하는 비율은 셋 다 비슷했다”며 “수돗물에 대한 불신의 낙인을 없애기 위해서 정확하고 충분한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시민네트워크#수돗물#불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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