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검찰 출석, 허리 푹 숙인 채 ‘눈물’…“사과 왜 늦었나?” 묻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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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년 12월 17일 17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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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조현아 검찰 출석

이른바 ‘땅콩 회항’ 사태로 물의를 빚은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40)이 17일 오후 1시50분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서부지검에 출석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검찰 정문 앞에 다다르자 취재진을 향해 허리를 깊이 숙였다. 취재진이 심경을 묻자 “죄송합니다”라고 답했지만, 목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았다.

‘국민에게 한 마디 해달라’ ‘사과과 왜 늦었나’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합니다”라는 대답만 반복한 조현아 전 부사장은 혐의와 관련된 질문에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고개를 숙이고 있어 조현아 전 부사장의 얼굴은 머리카락으로 거의 가려져 있었지만, 고개를 숙인 코끝에 눈물이 맺혀있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한편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이근수 부장검사)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청사 8층 조사실에서 항공법 위반·항공보안법 위반·위력에 의한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고발된 조현아 전 부사장을 상대로 집중적으로 조사를 벌인다.

검찰은 조현아 전 부사장을 상대로 승무원을 대상으로 폭언과 폭행 행사 여부, 비행기를 회항을 하게 된 구체적인 이유가 무엇인지와 함께, 증거 인멸(회유) 여부 등을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조현아 전 부사장이 사무장과 승무원을 상대로 고성과 폭언을 해 제23조(승객의 협조의무)를 위반한 사실은 이미 국토부 조사를 통해 확인됐다. 검찰 역시 참고인 조사와 압수물 분석 등으로 이를 확인했다.

폭행 여부에 대해서는 국토부 자체 조사에서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검찰은 승객과 승무원, 사무장 등 참고인 조사를 통해 확보한 ‘조현아 전 부사장이 승무원의 어깨를 밀치고 책자 케이스로 사무장의 손등을 찔렀다’는 취지의 진술 내용에 대해 추궁할 방침이다. 하지만 조현아 전 부사장은 폭행 의혹에 대해 12일 국토부 조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처음 듣는 일”이라고 하는 등 전면 부인했다.

검찰은 또한 항공기가 램프리턴(탑승게이트로 항공기를 되돌리는 일)하는 과정에서 조현아 전 부사장에게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나 항공법 위반 사실 등이 있었는지도 조사할 예정이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국토부 조사에서 램프리턴을 지시하지는 않았고 사무장에게 내리라고만 했다고 진술했으며, 당시 사무장이 기장에게 직접적으로 리턴을 요청했다. 하지만 이는 결국 조현아 전 부사장의 압력에 따른 것이라는 주장 및 증언이 나온 만큼 검찰은 조현아 전 부사장의 혐의 입증에 주력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한 대한항공 측이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해당 승무원과 사무장을 회유한 정황도 일부 파악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들이 사무장 등에게 거짓진술을 하라고 회유하는 과정에 조현아 전 부사장이 개입했는지도 규명할 방침이다.

검찰은 ‘땅콩 회항’ 조현아 전 부사장을 조사한 후 증거인멸 시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조현아 전 부사장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맏딸인 조현아 전 부사장은 5일(미국 현지시간) 뉴욕발 대한항공 1등석에서 승무원의 견과류 제공 서비스를 문제삼아 승무원과 사무장을 질책하며 항공기를 되돌려 사무장을 내리게 한 이른바 ‘땅콩 회항’으로 월권논란을 불러왔다. 이 때문에 항공기는 출발이 16분 늦어졌고, 도착도 11분 지체됐다.

조현아 검찰 출석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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