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가치 높이거나 관광활용 목적
고령군 고령읍→대가야읍 개명 추진… 울진군 서면-원남면, 나무이름으로… 대구 팔공산지구도 이름개선 계획
경북 고령군이 대가야의 역사적 가치를 높이기 위해 고령읍 명칭을 대가야읍으로 변경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고령군 고령읍 전경. 고령군 제공
지방자치단체들이 행정구역 명칭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역사적 가치를 높이고 관광 브랜드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고령군은 고령읍을 대가야읍으로 바꾸기로 하고 행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대가야 도읍지로서 역사성을 살리는 데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대가야는 5, 6세기에 제철 기술을 바탕으로 지금의 고령읍 지역에 번성했다. 가야금을 만들고 음악을 정리하는 등 세련된 문화를 발전시켰다.
최근 고령읍 3406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831가구(83%)가 ‘대가야읍’을 찬성했다. 고령군은 내년 1월 명칭 변경에 따른 공고를 하고 관련 조례를 의회에 낼 계획이다. 의회가 승인하면 내년 4월 2일(군민의 날) 대가야읍 변경 선포식을 열기로 했다. 이태근 대가야읍변경추진위원장(전 고령군수)은 “단순한 이름 변경이 아니라 대가야의 역사 문화 콘텐츠를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고령군은 이름 변경과 함께 읍 청사 신축 및 관문 건립, 대가야 종묘 조성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다. 고령읍 지산리에 있는 대가야 고분군(사적 79호)은 2017년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할 계획이다. 곽용한 군수는 “대가야의 이름을 찾는 것이 새로운 역사관광도시를 여는 출발점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울진군은 서면을 금강송면으로, 원남면을 매화면으로 바꾸기로 했다. 서면에는 최고의 소나무로 꼽히는 금강송 군락지가 있고 원남면은 매화나무 단지가 유명하다. 원래 이름은 울진읍의 서쪽에 있다고 서면, 남쪽 멀리 있다고 원남면으로 불렸다. 최근 이들 지역 주민 2000여 가구를 대상으로 이름 변경 찬반 조사를 한 결과 서면은 95%, 원남면은 72%가 찬성했다. 울진군은 내년 2월 관련 조례를 의회에 제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울진군 관계자는 “북면과 근남면도 명칭 변경 분위기가 있어 주민의 뜻을 파악해 추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은 이름 변경으로 성공한 사례다. 2010년 1월 호랑이 꼬리로 널리 알려진 호미곶의 지명을 살려 행정구역을 대보면에서 호미곶면으로 바꿨다. 이곳 해맞이광장은 전국적 일출 명소로 연간 250만 명의 관광객이 찾고 있다.
대구 동구 팔공산 집단시설지구도 이름을 바꿀 것으로 전망된다. 집단시설지구는 1981년 공원 조성을 완료한 동화사 파계사 갓바위 등 3개 지구를 가리킨다. 상인들은 “관광지 편의시설과 어울리지 않는 이름”이라며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이곳에는 숙박시설과 음식점, 카페 등 110여 곳이 영업을 하고 있다. 김남호 상가번영회장은 “동화지구 또는 문화지구가 좋다는 의견이 나오는 등 이름 변경을 찬성하는 분위기”라며 “다음 주 정기총회 때 설문조사 등 구체적 추진 계획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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